박물관 진열장 망치로…'59억' 이집트 왕실 다이아 목걸이 털렸다

이은 기자
2026.08.31 17:09
이집트 왕실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 박물관에서 대낮에 도난 당해 현지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AFPBBNews=뉴스1

이집트 왕실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 박물관에서 대낮에 도난당해 현지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남성 2명이 지난 27일 오후 오스트리아 빈 응용미술관(MAK)의 유리 진열장을 망치로 깨고 전시 중이던 목걸이를 훔쳐 달아났다.

도난당한 유물은 프랑스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1938년 이집트 왕실 의뢰를 받아 특별 제작한 목걸이다.

이집트 나즐리 왕비는 1939년 딸 파이자 공주가 훗날 이란 국왕이 되는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왕세자와 결혼할 당시 이 목걸이와 함께 같은 디자인의 티아라를 착용했다.

이 목걸이는 가슴 앞부분을 넓게 덮는 턱받이 형태로,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햇살 모양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백금 바탕에 총 200캐럿이 넘는 브릴리언트컷·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673개가 세팅됐다.

반클리프 아펠이 제작한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으로, 2015년 12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 당시 430만 달러(현재 기준 한화 약 59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오후 오스트리아 빈 응용미술관(MAK)에서 유리 진열장을 망치로 깨고 이집트 왕실 목걸이를 훔쳐간 용의자들이 건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모습./사진=빈 주 형사경찰청

용의자들은 정상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한 뒤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채 전시장에 들어와 범행을 저지르는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용의자들의 얼굴은 미술관 내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고, 현지 경찰은 이들의 인상착의 사진과 함께 공개 수배령을 내렸다.

용의자 중 한 명은 총기를 소지한 것으로 추정되며, 범행 후 도보로 빈 시립공원 방향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난당한 목걸이는 인터폴의 도난 미술품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검은색 의상과 흰색 밑창의 어두운색 운동화를 착용했으며, 신장 약 175㎝의 마른 체격에 흑발과 검은 턱수염을 기른 모습이다.

오스트리아의 '크로넨 차이퉁'은 경찰이 범죄 조직의 의뢰를 받은 용의자들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빈 응용미술관은 지난 6월부터 반클리프 아펠의 작품 300여 점을 전시 중이었다. 오는 9월 2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던 전시는 도난 직후 잠정 중단됐다가 지난 28일 관람을 재개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응용미술관(MAK)에서 도난당한 목걸이를 착용한 이집트 나즐리 왕비의 모습. /사진=나즐리 왕비 증손녀 파우지아 파루크 SNS(소셜미디어)

나즐리 왕비의 증손녀인 파우지아 파루크는 지난 29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할머니 나즐리 왕비의 역사적인 목걸이가 빈에서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큰 슬픔을 느꼈다"며 "이 작품은 뛰어난 예술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닌 보석일 뿐만 아니라 우리 가문의 역사와 이집트 문화유산과 정체성의 대체할 수 없는 일부"라고 밝혔다.

이어 "관련 당국과 국제기구가 이 유물의 안전한 회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믿는다. 유물이 회수된 이후 존엄성을 가지고 보존되고 보호돼 그 역사와 문화적 의미가 후세에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 박물관 곳곳에서는 최근까지 도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도둑들이 침입해 약 1억달러(약 1370억원) 규모의 왕실 보석을 훔쳐 달아난 바 있으며, 지난달 프랑스 랄리크 박물관에서 약 460만 달러(약 63억원) 상당의 보석이 도난당했다. 지난 27일에는 스페인 빌레나 박물관에서 도둑들이 침입해 청동기 시대 금팔찌와 대접 등 귀금속 유물 50여 점을 훔쳐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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