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에 맞서겠다며 결집했던 일본 야권연대 중도개혁연합(중도연합)이 출범 8개월 만에 사실상 해체 절차에 들어갔다. 총선에서 의석 70% 이상을 잃은 데 이어 지지율 반등에 실패하고, 합당 논의까지 무산되면서 결국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중도연합은 9일 국회에서 임시 상임간사회를 열고 입헌민주당 출신과 공명당 출신 의원들이 각각 탈당해 별도의 정치세력으로 움직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입헌민주당 출신 21명은 중도연합을 탈당해 신당 창당에 나설 방침이다. 공명당 출신 의원들은 중도연합 탈당 후 원래 소속했던 공명당으로 복귀한다.
다만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입헌민주당 출신이 창당하는 신당 등 세 정당은 다음 달 예정된 가을 국회에서 중의원에서 '공동 원내 교섭 그룹'을 구성해 제1야당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 국회는 같은 정당이 아니라도 뜻을 같이하는 의원끼리 공식 원내 조직 '회파'로 활동할 수 있다.
중도연합은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조기 해산과 총선 실시를 발표하자 이에 맞서기 위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중도 세력 결집을 목표로 결성된 야권 연대다. 이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 자민당에 맞설 야권의 구심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월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하면서 의석 118석을 잃었다. 총선 이후 양측은 중도연합을 정식 정당으로 발전시키고 참의원까지 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합당 협상을 이어갔지만, 정책과 정치 전략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3당 합당이 무산되면서 중도연합도 8개월 만에 분열하게 됐다.
오가와 준야 중도연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당의 합당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나 자신의 역량 부족을 포함해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형태가 되더라도 우리가 내세운 목표와 기치를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파 중심으로 국회 활동과 선거에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도연합의 전 공동대표였던 사이토 고문은 "3당 합당을 실현하지 못해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중도 세력의 결집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도연합의 이번 분열로 중의원에서는 다카이치 정권의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가 36석으로 제2당으로 올라서 다카이치 총리의 국정 운영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편 자민당은 316석을 확보하고 있어 중의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참의원에서는 여전히 과반 의석에 미치지 못해 법안 처리를 위해 소수 야당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