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이 2주 전 작센안할트주 지방선거에 이어 옛 동독지역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사진)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민당)은 역대 최저수준의 득표율로 정권마저 불안한 모습이다. 베를린 선거에서는 극좌성향의 정당이 1위에 올랐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른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에서 극우정당 AfD가 38.3%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일 작센안할트주에 이어 두 번째로 주선거 1위에 오른 것이다. 마누엘라 슈베지히 주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35.4%로 뒤를 이었다.
반면 메르츠 총리의 기민당은 4.9%에 그쳐 194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기준득표율인 5%에 미달해 주의회에서 배제될 위기에 놓였다. 기민당은 75년 전인 1951년 브레멘에서 9%를 기록한 것이 지방선거에서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문 유일한 사례인데 이번에 그보다도 못한 기록을 남겼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심각한 숙련노동력 부족에 직면했다. 약 5만명의 이민자 출신이 유입됐지만 반이민 정서가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우리는 가장 강한 세력이 됐고 주류 유권자층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주요 정당들이 AfD와 연정을 거부해 이 정당이 주정부를 이끌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2위인 SPD가 녹색당, 좌파당과 연정을 구성할 경우 슈베지히 주총리는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AfD의 주총리 후보 라이프에리크 홀름은 다른 정당들에 대화를 제안하겠다면서도 AfD를 배제하는 기존 입장 때문에 "정부를 구성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같은 날 치른 베를린 선거에서는 좌파당이 25.3%로 1위에 올라 동독 공산당 계열 정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시장을 배출할 가능성이 열렸다. 이어 기민당 19%, AfD 16%, SPD 12.1% 순이었다. 좌파당의 베를린시장 후보인 엘리프 에랄프는 주택협회 국유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득표율을 종전의 2배로 끌어올렸다. 그는 미국 뉴욕시장인 조란 맘다니와 성향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아 '독일판 맘다니'로도 불린다.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는 중도성향 정당이 정치적으로 약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높은 생활비, 불확실성 등 독일 경제의 어려운 상황이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됐으며 일부 유권자는 수년간의 경기침체로 중도정당이 아닌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짚었다.
메르츠 총리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재앙"이라면서도 사퇴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개혁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연금·세제·의료개혁을 둘러싼 불만이 커지고 잇단 소통실책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메르츠 총리의 지지율은 10%대 중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