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여러 불안 요인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엔 올 3분기 어닝시즌 개막과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S&P500지수는 지난주 초반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뒤 소폭 밀렸지만 주간 기준 1.2%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주 0.9% 올랐다. S&P500지수와 다우존스지수는 최근 3주 가운데 2주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0.6% 강세를 보이며 3대 지수 중 상승폭이 가장 낮았다. 이는 오픈AI의 연 환산 매출액이 기존에 알려진 수준보다 적은 것으로 보도되며 AI(인공지능) 수혜주가 흔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나스닥지수는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긍정적인 신호는 주 초반 2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던 미국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이 국채 입찰 호조로 주 후반 하향 안정됐다는 점이다. 지난주 실시된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입찰은 높아진 금리에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초 한 때 5.36%를 넘어섰으나 주 후반엔 5.24%로 내려앉으며 주간 기준 약 0.03%포인트 하락했다. 30년물 국채수익률도 지난주 초 5.73%대까지 급등했다가 주 후반엔 5.60% 수준으로 안정되며 주간 기준 0.03%포인트 떨어졌다.
CPI·PPI, 국채수익률 분수령
그간 미국 증시는 국채수익률 상승에도 실적 기대감으로 강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오는 14일에 공개되는 9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국채 금리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주식시장 움직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월 CPI는 전월비 상승률이 0.6%로 지난 8월의 0.4%에 비해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비 상승률도 3.7%로 지난 8월의 3.4% 대비 올라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이란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비 0.2% 올라 상승률이 지난 8월의 0.3%에 비해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년비 상승률은 2.5%로 지난 8월보다 0.1%포인트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5일에는 9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나온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9월 PPI는 전월비 상승률이 0.6%로 지난 8월의 0.4%보다 확대되고 근원 PPI도 전월비 상승률이 0.3%로 지난 8월 0.2%에 비해 높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15일에 공개되는 9월 소매판매도 국채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지표가 강하게 나오면 국채수익률은 대개 상승으로 반응한다. 다만 9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4% 늘어 증가율이 지난 8월의 1.2%에 비해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시, IMF-세계은행 총회 연설
국채수익률 동향과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일정은 오는 15일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연설이다. 이 행사는 태국 방콕에서 열리며 워시 의장의 연설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밤 11시30분에 예정돼 있다. 따라서 미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16일에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워시 의장의 이번 연설은 오는 27~28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마지막 공개 발언인 만큼 더욱 관심을 끈다. 연준은 FOMC 개최 전전주 토요일부터 FOMC 종료 다음날까지 위원들의 공개 발언을 금지하는 블랙아웃 기간을 두고 있다.
금융회사 대거 실적 발표
이번주엔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3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다. 13일 개장 전 JP모간과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웰스 파고를 시작으로 14일엔 뱅크 오브 아메리카, 모간스탠리, 블랙록 등 금융회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13일엔 민간 의료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도 실적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번주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기업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다. ASML과 TSMC는 각각 오는 14일과 15일 개장 전에 실적을 공개한다. 이 두 기업의 실적은 AI 수요를 가늠하게 해주는 풍향계가 된다.
올 3분기 이익, 30% 증가 전망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올 3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다면 이 증가율은 35%까지 높아질 수 있다.
S&P500 기업들의 올 3분기 이익 증가율이 팩트셋이 집계한 컨센서스를 넘어선다면 4개 분기 연속으로 25%를 상회하게 된다. 이는 지난 10년간 S&P500 기업들의 평균 이익 증가율인 12~13%를 두 배가량 웃도는 것이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계속해서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의 높은 이익 증가세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현재 S&P500지수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 기준 선행 PER은 약 19배로 지난해 말 22배에서 낮아졌다. 주가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이익이 빠르게 늘어나며 밸류에이션은 이전보다 더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다만 기업들의 실적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도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7월 중순부터 시작된 2분기 어닝시즌에는 실적과 주가 반응이 서로 엇갈렸다. 팩트셋의 존 버터스는 지난 2분기 어닝시즌 때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기업들의 주가가 과거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반면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기업들의 주가는 과거에 비해 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부분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AI 수혜기업에서 나오자 투자자들이 가파른 주가 상승폭에 부담을 느껴 공격적으로 매수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실적이 다소 미흡한 기업들은 주가도 그간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경우가 많아 주가 하락폭도 상대적으로 제한됐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