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체납자 만든다" 뿔난 코인 개미...與도 "제대로 걷자" 신중

"2030 체납자 만든다" 뿔난 코인 개미...與도 "제대로 걷자" 신중

방윤영 기자, 김효정 기자
2026.10.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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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일 대로 꼬인 코인세 (下)

[편집자주]  내년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시작된다. 하지만 과세 기준과 형평성, 사각지대 문제 등 우려가 적지 않다. 가상자산 과세의 쟁점과 다양한 입장 등을 짚어본다.

"현행 코인 과세, 2030 범법자 만든다" 반발에…유예론 확산

-정치권 이어 이형일 부총리 '유보적' 입장…유예 기대감 업계 "긴장감 여전…과세체계·시스템 정비해 제대로 과세해야"

가상자산 과세 주요 쟁점/그래픽=이지혜
가상자산 과세 주요 쟁점/그래픽=이지혜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내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과세 유예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센 만큼 과세체계와 시스템을 재정비해 제대로 과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현행 과세 일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28년 4월 제23대 총선이 예정된 만큼 유예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예정대로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면 내년에 발생한 소득에 대한 세금은 2028년 5월 처음으로 신고·납부하게 된다. 첫 신고·납부에 앞서 총선이 치러지는 만큼 정치권이 2030세대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업계는 기대감 속에서도 신중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야당에 이어 일부 여당 의원도 가상자산 유예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데다 이 부총리까지 유보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가상자산 유예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며 "다만 아직 확정된 건 아니어서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 8월 말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코인 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한 달도 안 돼 5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웹3 리서치·컨설팅 기업 타이거리서치가 지난달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현행 가상자산 과세 시행에 반대했다. 20~40대에서는 반대 비율이 75%에 달했다. 다만 응답자의 51%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 충분히 보완되면 과세를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업계가 현행 과세체계의 가장 큰 문제로 꼽는 것은 투자자 피해다. 가상자산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투자자가 매년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별도로 신고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업비트·빗썸 등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했다면 비교적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여러 곳을 함께 이용한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여러 거래소에 흩어진 거래 정보를 직접 모으고 손익을 계산해 신고해야 하는 구조다.

가상자산 주요 투자자층인 2030세대는 세금 신고·납부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관련 자료를 일일이 취합해 신고해야 하는 만큼 체납자가 대거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복잡하고 번거로운 신고 절차 탓에 조세 저항도 거세질 수 있다. 미국·영국 등 주요국과 달리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아 손실이 나도 이를 보전할 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자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국내 거래소 거래는 상대적으로 파악하기 쉽지만 해외 거래소 거래는 세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상태에선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과세가 집중될 수 있다. 과세 부담이 국내 이용자의 해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과세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며 "과세 분류부터 과세 기준, 인프라 구축, 디지털자산기본법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해 제대로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 잘 걷히는데 코인세까지?…與서도 커지는 '과세 신중론'

-금투세 폐지에 조세 형평성 논란…투자자 반발에 정치적 부담 가중

(서울=뉴스1)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6년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6년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유예 요구가 공개적으로 제기된다. 과세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과 형평성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정부·여당은 그동안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불분명한 세수 효과와 투자자 반발에 따른 정치적 부담에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달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제안했다. 민 의원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동의한다"면서도 "원칙대로 과세하려면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 지금은 그 기반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과세 시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로 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민 의원은 국내외 거래소 이용자 간 형평성과 손실 이월공제 부재 등을 지적하며 "과세를 피하자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걷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민규 의원도 이튿날 "명확한 과세 기준과 지침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며 유예 요구에 동참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조차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부터 시행하면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다.

과세에 따른 재정 효과도 논란이다. 민 의원은 즉시 시행과 준비 후 시행의 세수 효과를 비교하고, 과세에 필요한 행정비용과 투자자의 신고 부담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 역시 가상자산 과세로 얼마나 세금을 거둘 수 있을지 구체적인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은 관련 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세수 효과와 징세비용 추계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전체 국세 수입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경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올해 국세수입 재추계액은 478조6000억원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보다 63조2000억원 많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업 실적 증가, 증시 활성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세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효성조차 불분명한 가상자산 과세를 서둘러 시행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여권의 설득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박 의원은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주식 양도차익과 달리 가상자산 투자소득에만 과세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투자소득에 대한 과세 원칙을 강조하더라도 주식과 가상자산을 달리 취급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가시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지난 5월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후 과세를 2년 유예해 달라는 청원도 제기됐다. 청년층과 개인투자자의 부담을 앞세운 유예 요구가 이어지면서 정부·여당으로서도 과세 강행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법안으로 압박하고 있다. 송언석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김상훈·정성국 의원은 각각 2년·3년 유예를 추진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상훈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경부 국정감사에서도 과세가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대통령 지지율에 미칠 영향까지 거론했다.

정부도 추가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국회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과 함께 전문가,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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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김효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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