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50억달러 넘는 의심 거래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BofA가 자금세탁 방지 및 제재 관련 의무를 심각하고 지속적으로 위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재 사유에는 중국의 자금세탁 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 미국 남서부 국경 지역과 상당한 연관성을 지닌 무역 기반 자금세탁 의심 거래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이 포함됐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금융기관은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최전선에 있다"며 "이처럼 규모가 큰 은행이 자금세탁 방지 및 제재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미국 금융 시스템 전체가 상당한 불법 금융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BofA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주요 조치 중 상당수를 완료하지 못했으며, 규정 준수 프로그램에서도 여전히 중대한 결함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 경영진이 해당 프로그램의 심각한 결함을 계속 축소해 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벌금은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가 부과했다. 전체 12억달러 가운데 7억5000만달러(약 1조49억원)는 미국의 주요 은행 감독기관인 통화감독청(OCC)이 부과한 벌금으로, OCC 역사상 최대 규모다.
조너선 굴드 OCC 청장은 "BofA의 심각하고 지속적인 은행비밀보호법(BSA) 위반으로 OCC가 역대 최대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FT는 이번 벌금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BofA에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BofA는 성명을 통해 14일 발표할 3분기 실적에 12억달러의 비용이 반영될 예정이며, 이로 인해 주당순이익(EPS)이 17센트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 당국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완료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ofA는 2024년 12월에도 자금세탁 방지 프로그램과 은행비밀보호법 준수 체계의 결함을 개선하라는 중지 및 시정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번 제재는 미국 행정부가 금융 범죄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불법 금융 활동을 주요 단속 대상으로 삼으며 중국 및 라틴아메리카의 마약 거래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