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DEX 2026서 기조연설…3D 적층 D램·HBF 개발 강조

안현 SK하이닉스(1,415,000원 ▼28,000 -1.94%) 개발총괄 사장이 14일 "메모리를 이제 부품 그 자체라고만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AI(인공지능) 추론 확대로 기존 메모리의 성능과 용량에 한계가 나타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넘어 3차원(3D) 적층 D램과 HBF(고대역폭플래시) 등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안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 기조연설에서 "메모리의 개발이나 표준화, 생산능력 확보는 수요가 형성되기 전부터 미리 준비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AI 기술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기존 메모리 구조만으로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안 사장은 AI 산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메모리 개발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작업이 복잡해지고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면서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메모리 계층 간 데이터 이동이 AI 시스템의 성능을 제한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안 사장은 "기존 메모리는 처리 속도를 높이면 용량이 줄고 용량을 늘리면 속도가 떨어지는 구조인 만큼 결국 데이터 이동이 가장 큰 병목"이라며 "기존 HBM과 D램, SSD 사이에 새로운 메모리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3D 적층 D램'을 제시했다. 기존 HBM이 프로세서 옆에 배치되는 것과 달리 D램을 프로세서 위에 직접 쌓아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이는 방식이다. HBM 대비 대역폭을 약 10배 높이고 전력 소모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또 다른 기술로는 고대역폭플래시(HBF)를 소개했다. HBF는 D램을 쌓듯 낸드플래시(이하 낸드)를 수직으로 쌓아 저장 용량을 늘리는 기술이다. HBM 대비 대역폭은 절반 수준이지만 저장 용량은 10배 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사장은 낸드의 낮은 쓰기 성능과 내구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 워크로드가 읽기 중심이기 때문에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관련 기업들과 올해 7월 규격 초안을 공개했으며 내년 1월 최종 규격 마련을 추진한다.
기존 HBM도 고객 맞춤형 제품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사장은 "HBM이 스탠다드와 커스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고객 맞춤형인) 커스텀 트렌드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 요구에 따라 베이스 다이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는 커스텀 HBM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러 서버가 메모리 자원을 공유하는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기반 풀드 메모리와 입출력 처리 성능을 기존 대비 4~8배 높이는 차세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도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활용 효율을 높이고 저장장치 간 성능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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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내 반도체 기업 간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사장은 "AI로 촉발되는 기술과 산업의 변화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국내 많은 기업들과 SK하이닉스가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개발하고 협업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의 AI 생태계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