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최근 미국 증시는 반도체주가 급락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줄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여름 동안 급등락을 반복했던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최근 15선 안팎 수준에서 하향 안정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옵션시장에서는 이달 말부터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옵션 분석업체인 오래츠의 창업자인 맷 앰버슨은 이런 점을 고려해 현재 상황을 "폭풍 전의 고요"라고 표현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가 옵션 가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P500지수의 예상 일일 변동폭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 금리 결정을 발표하는 오는 28일부터 평균 50%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는 오는 28일부터 시장을 크게 움직일 수 있는 중요한 일정들이 줄줄이 예정된 만큼 변동성은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8일 장 마감 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실적을 내놓고 29일 장 마감 후에는 아마존, 11월2일 장 마감 후에는 애플이 실적을 발표한다. 오는 11월3일에는 중간선거가 치러지고 6일에는 10월 고용지표가 공개되면서 숨가쁜 일정이 일단락된다.
오래츠의 앰버슨은 "현재로선 14일에 나오는 지난 9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눈에 띄는 주요 일정"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거시경제 변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옵션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결정과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중간선거, 10월 고용지표 등 여러 변수들과 연이어 맞닥뜨리게 되는 이달 말부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에서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개별 종목들이 큰 등락폭을 보이는 중에서도 지난 7월 말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이는 개별 종목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지수 전체의 변동폭은 낮게 유지됐기 때문이다.
종목별로 큰 등락 차이는 S&P500지수 전체의 변동성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됐다. 최근 수개월간 AI(인공지능) 관련주들이 오를 때는 비 AI 종목들이 부진했고 AI 관련주들이 조정을 받을 때는 비 AI 종목들이 시장을 떠받치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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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도 AI와 관련된 빅테크 주식들이 확고하게 버티면서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투자자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 전망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최근 S&P500지수에 포함된 많은 종목들이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지만 메타 플랫폼스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AI와 관련한 대형 기술주들이 시장을 지지하면서 S&P500지수상으로는 별다른 조정 기미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 S&P500지수는 13일까지 53거래일 연속으로 하루 1% 이상 하락한 날이 없었다. BTIG의 수석 기술적 분석 전략가인 조너선 크린스키에 따르면 이는 2020년 1월 이후 1% 이상 하락이 없는 날의 최장기 기록이다. 그는 최근의 거래량 감소가 이처럼 조용한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크린스키는 보고서에서 "지금은 주요한 거시경제 데이터 및 시장 촉매와 어닝시즌 사이의 공백기"라며 13일 JP모간과 씨티그룹 등 금융회사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이 개막한 만큼 시장도 소강 상태에서 벗어나 방향성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으로 고점 대비 10% 이상의 하락을 조정이라고 하는데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S&P500지수는 13일까지 553거래일 동안 조정을 겪지 않았다. S&P500지수의 조정은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하락이 마지막이었다.
비스포크는 조정 없이 이어진 553거래일이 1950년 이후 12번째로 긴 기간이자 1928년 이후 조정과 조정 사이의 평균 기간인 246일의 두 배가 넘는 기간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가 조정 없는 기간을 더 이어갈지, 아니면 이달 말 예정된 주요 일정들을 소화하면서 조정을 거치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14일엔 그나마 이번주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인 지난 9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발표된다. 유가가 재반등하면서 CPI 상승률이 지난달보다 커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후 2시엔 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개장 전에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회사인 ASML이 기술기업 실적 발표의 포문을 열었다. ASML은 AI 투자가 지속되며 반도체 장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개장 전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모간스탠리가 실적을 공개한다.
아울러 이날 AI 수혜주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적인 변수로 AI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의 투자자 설명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앤트로픽은 이날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잠재 투자자들과 비공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올 3분기 실적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의 투자자 미팅 시간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데다 비공개 모임 때 오간 대화 내용이 대중에게 알려지기까지 시간도 소요돼 앤트로픽의 재무 상황은 이날 장 마감 이후에나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