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러시아와 함께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정부 당국자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오르반 전 총리를 미국·중국·러시아 3개국이 공동 지지하는 후보로 내는 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오르반 전 총리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그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오는 12월 3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사무총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차기 사무총장 선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중국·러시아와 사전 논의가 있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국 중 8~10개국이 오르반 전 총리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미국 보수 진영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기후 위기를 과장하고 과도한 기후정책을 밀어붙여 경제와 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민자 포용과 성평등,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등 진보적 의제를 유엔의 핵심 과제로 추진한 점도 비판 대상이다.
오르반 전 총리는 친트럼프 성향이며 재임 기간 EU 내에서 친러시아 정책을 주도했다. 2차례에 걸쳐 20년간 헝가리 총리로 장기 집권했지만 부패·비리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다. 올해 4월 총선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페테르 마자르 현 총리에 밀려 패배했다.
유엔 사무총장 후보는 1단계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최소 9개국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안보리가 추천한 후보는 이후 유엔 총회에서 표결을 거쳐 임명된다.
WSJ은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중국·러시아가 한뜻을 모은 사안은 대개 성사된다고 전했다. 영국·프랑스가 오르반 전 총리를 미덥지 않아 할 여지가 있지만 두 나라는 안보리 거부권 행사에 신중을 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