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27일(현지시간) 제26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총선거를 실시한다. 19년간 재임한 이스라엘 최장수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 정세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선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한국시간 28일 오전 5시)까지 총선을 실시한다.
이스라엘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후보가 아니라 정당에 투표한다. 이번 총선에는 38개 정당이 경쟁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우파 동맹은 가디 아이젠코트 전 군 참모총장이 주축이 된 야권 연합과 접전을 보이는 만큼 연정 구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식 선거 결과 발표 후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가 연립정부 구성하고 의회 과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식 결과 발표일은 11월 4일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종교·민족주의 성향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해 왔다. 이 연정의 주요 인사로는 극우 성향 오츠마 예후디트(유대인의 힘)당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극우 성향 국민종교당-종교시온주의당 연합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서방 국가의 제재를 받고있다.
아이젠코트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연합에 반대한다. 대신 유대계 중심의 주요 야당 4곳은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총선 후 새 정부 구성에는 최소 20일에서 최대 100일 넘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네타냐후 총리가 내년 재선거 때까지 임시 총리로 남을 수 있다. 샬롬 하트만 연구소의 아모츠 아사엘 분석가는 "어느 쪽이든 근소한 다수에 그칠 것이며 압도적 승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vs 아이젠코트 '접전'
네타냐후 총리는 전시 리더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동맹을 앞세워 이란 문제를 끝내겠다고 강조한다. 그는 25일 밤 TV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총리와 미국 대통령 사이에 전례 없던 우정을 가져왔다"며 미국과의 공조를 선거 전면에 내세웠다. 이어 "이미 모사드와 이스라엘방위군(IDF)에 이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라고 지시했다"며 이란 핵·군사 위협을 끝까지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서 "비비(네타냐후의 애칭) 네타냐후를 총리로 뽑으라"고 호응했다.
반면 아이젠코트 측은 네타냐후 총리를 "영원한 전쟁의 지도자"라고 비판한다. 아이젠코트는 "항복하지 않는 것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는 지도자를 선택한다는 것은 승리를 안겨주지 않을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10월 7일 사태'에 대해서도 책임과 국가조사를 요구한다. 물론 아이젠코트도 이란에 대해서는 무력이나 합의로 군사 핵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처음 열리는 선거다. 이날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숨지고 251명이 인질로 잡혔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책임론에 휩싸였으나 정치적 재기에 성공해 이번 선거에서 다시 재집권에 도전한다. 한편 이스라엘의 군사 대응으로 가자 보건당국 집계 기준 7만4000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이스라엘 선거 국면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무력 통치 등은 쟁점으로 다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