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대접받고 일주일 뒤 숨졌다...독버섯으로 시부모 살해한 호주 여성

이은 기자
2026.10.30 22:32
시부모 등 남편의 가족 3명을 독버섯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에린 패터슨이 항소심에서 가석방 조건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로이터=뉴스1, 빅토리아 주 대법원

시부모 등 남편의 가족 3명을 독버섯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이 항소심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30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항소심 법원은 독버섯을 넣은 음식으로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 등 3명을 살해하고, 남편의 이모부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 에린 패터슨(52)의 유죄 판결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앞서 패터슨은 2023년 7월 빅토리아주의 작은 시골 마을 레온가타 근처에서 채집한 맹독성 버섯 '알광대버섯'으로 만든 요리를 시부모 돈·게일 패터슨과 남편의 이모 부부인 헤더·이안 윌킨슨에게 점심 식사로 대접했다.

알광대버섯은 전 세계 버섯 중독 사망 사고의 절반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치명적인 맹독성 버섯이다. 섭취할 경우 간과 신장 세포를 괴사시키는 등 심각한 장기 손상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패터슨이 대접한 건 고급 스테이크와 다진 버섯을 페이스트리로 감싼 비프웰링턴이었다. 알광대버섯을 다져 넣은 요리를 먹은 네 사람은 귀가 후 심한 복통 등 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일주일 뒤 돈과 게일, 헤더는 심각한 위장관 질환과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숨졌다.

이안은 수주간의 집중 치료를 받은 끝에 목숨을 건졌으나, 이후에도 독극물 중독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패터슨의 남편 사이먼도 점심에 초대됐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이들 부부는 장기간 별거 중이었고, 자녀 양육비 문제로 갈등하고 있었다. 사이먼은 아내가 수년간 자신을 여러 차례 독살하려 했다고 의심했고, 불편한 분위기에서 식사하고 싶지 않아 약속 전날 불참을 통보했다.

재판에서 패터슨 측은 평소 버섯 채집을 즐기는 아마추어 애호가였을 뿐, 문제의 버섯이 독버섯이라는 사실을 몰라 발생한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패터슨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며, 33년 후 가석방될 수 있는 조건을 걸었다.

당시 재판부는 패터슨이 자기 음식은 주황색 그릇에 다른 가족들의 음식은 회색 그릇에 담아 구분하는 등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패터슨이 알광대버섯을 검색하고, 자생 지역을 방문한 사실, SNS(소셜미디어)에 시가족에 대해 불평하는 게시물을 올린 점이 유죄를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로 인정됐다.

패터슨이 인근 쓰레기 매립장에 식품 건조기를 버리는 모습이 CC(폐쇄회로)TV에 포착됐으며, 해당 건조기에서는 독버섯의 흔적이 발견됐다.

1심에서 유죄 판결과 종신형을 선고받은 패터슨은 즉각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형을 확정했다. 다만 이번 항소심에서는 1심과 달리 가석방 가능성마저 배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패터슨은 자신의 두 자녀가 (사건이 일어난) 점심 모임에 불참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자신이 암 진단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치밀하게 짠 기만행위며 극도로 냉혹하고 계획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가석방 가능 기간을 정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패터슨은 호주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두 번째 사례다. 2001년 남편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캐서린 나이트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처음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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