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뒤엔 증시 랠리?…AI 거품·국가부채에 '상승 공식' 깨지나

정혜인 기자
입력 2026.11.04 15:15 수정 2026.11.04 15:15

[美 중간선거] '블루웨이브' 흐름 속 나스닥 선물 2%↓
'민주당 의회 장악→AI 규제 강화', 기술주 조정 불안↑
트럼프 감세·지출 제동 걸려도 부채 근본 해소 난망

/사진=블룸버그

미국 증시는 역대 중간선거 이후 대체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과거와 다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등장했다.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논란이 기술주를 압박하는 가운데 미 국가부채 불확실성이 시장 불안 요소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블루웨이브에 글로벌 시장 흔들…'선거 랠리' 공식 깨지나

미 중간선거가 실시된 3일 뉴욕증시는 반도체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개표가 시작되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흐름이 강해지면서 4일 아시아 시장에서 미 증시 선물 지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 달러 가치도 떨어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2시12분 기준 다우지수 선물은 0.40%, S&P500지수 선물은 0.65% 하락 중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 선물 0.82% 빠지고 있다.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한때 2% 넘게 추락하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1.15 부근까지 떨어지며 9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 역시 크게 흔들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기술주 약세에 4% 이상 하락하며 6만선 붕괴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장 초반 3% 넘게 빠지다 오후 거래에서 낙폭은 줄여 0.83%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 스톡스600지수 선물은 1.08% 하락 중이다.

미 증시는 1950년 이후 치러진 총 19차례 중간선거 직후 12개월 동안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S&P500지수는 선거 이후 1년 평균 상승률은 1.51%~16.3% 수준이었다.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경제 전망과 기업 실적으로 이동하면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엔 시장이 과거와 다른 흐름을 보일 거란 시각이 적지 않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그간 시장 변동성을 키운 'AI 거품론'과 부채 압박이 한층 커질 거란 전망에서다.

/로이터=뉴스1

"AI 규제 강화·부채한도 협상 난항 우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대형 기술기업을 향한 규제가 거세져 AI발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 민주당은 그간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난, 개인정보 보호, AI 기술 안전성 등을 이유로 빅테크에 대한 엄격한 조사와 감시 강화를 주장해 왔다. 로이터는 "최근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높은 밸류에이션과 막대한 투자 비용을 둘러싼 우려로 조정받는 상황에서 규제 부담까지 더해지면 기술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정치적 규제 위험까지 더해지면 AI 거품론을 가속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0조달러(약 5경3616조원)이상에 달하는 미국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우려 역시 증시 낙관론을 흔드는 불안 요인이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 예산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 정책에 제동이 걸려 국가부채 확대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 미 부채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또 행정부와 의회의 첨예한 대립으로 내년 예산안 심의나 부채한도 증액 협상마다 난항이 예상, 미 국채 시장 불안을 키워 국채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크리스 웨스턴 페퍼스톤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이 되는지 아니면 확실한 승기를 잡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단순한 승패보다 승리의 결정력과 시장 예상치와의 이탈 정도가 지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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