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산업 스파이 의혹을 받는 여성 기업인과의 불륜을 인정했다. 엔비디아 이사회가 두 사람의 관계는 물론, 황 CEO가 외국 정보기관의 공작 표적이 됐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미 의회는 스파이 의혹 등에 관한 브리핑에 황 CEO가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독립위원회를 꾸리고 외부 법률 자문단과 함께 이번 사안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번 조사는 황 CEO가 외국 정보기관의 공작 표적이 됐다는 보도를 다룰 것"이라며 "국가 안보나 엔비디아의 기밀이 유출됐다고 믿을 만한 이유는 없지만, 이사회는 조사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공지에서 앨리스 황과의 불륜설을 인정하며 이사회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나는 아내에게 불성실했다. 내 행동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상처를 줬다. 내가 한 행동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깊이 사과한다"며 "나는 우리나라와 우리 회사를 사랑한다. 엔비디아를 보호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를 뒷받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에 따르면 황 CEO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CEO 직은 유지할 예정이다.
"미 정보당국, 연인관계 판단"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황 CEO와 밀접한 관계인 중국인 사업가 앨리스 황(중국명 황러)이 중국 정보기관과 연계된 '산업 스파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정보당국이 올해 총 앨리스 황 관련 정보를 확보한 뒤 황 CEO와 앨리스 황이 연인 관계였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했다며 앨리스 황과 황 CEO 불륜설을 제기했다.
황 CEO는 외신 보도에 "메가스피드와의 거래는 정상적인 것으로 특이한 일이 아니"라며 앨리스 황과의 교류도 중국 고객·임원들과의 일반적인 교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앨리스 황이 더는 메가스피드에 근무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관계와 상호작용은 메가스피드와 관련된 것으로 모든 것이 완전히 정상이었고 특별한 점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 황 CEO를 소환했다. 미 하원의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매스트 외교위원장, 존 물레나르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 릭 크로퍼드 정보위원장은 지난 5일 황 CEO에게 오는 18일 세 개 위원회의 비공개 합동브리핑 참석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 따르면 의원들은 황 CEO가 의회에 출석해 엔비디아의 '외국 적대 세력의 첩보 활동에 대비한 보안 절차'와 '메가스피드 고위 임원 앨리스 황과의 교류'에 관한 우려를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황 CEO의 사생활 논란을 넘어 미국 국가안보와 기업 기밀 보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한편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로보틱스 부문 수석디렉터는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당초 8일 한국에 입국해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 2026'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면담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