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 석유 최고가격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 동결…"민생 부담 고려"

세종=강영훈 기자
2026.08.21 19:20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기름 판매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중동 정세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대로 올라섰지만 9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국제유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8차 최고가격 결정 당시와 유사한 수준인 데다 폭염·집중호우 등으로 커진 민생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다.

산업통상부는 22일 오전 0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되는 9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8차와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최고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결정됐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동전쟁이 교착 국면을 이어가면서 다시 상승하고 있다. 8월 초 종전 기대감으로 배럴당 7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브렌트유는 20일 93.8달러까지 올랐고,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각각 95.6달러, 87.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상승세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8월 첫째 주 배럴당 105달러에서 20일 114달러로,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148달러에서 164달러로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세만 놓고 보면 최고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었지만 산업부는 동결을 택했다. 중동 협상 교착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 수준이 8차 최고가격 결정 당시와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여기에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민생 부담이 커진 점도 동결 결정에 반영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보다 현 시점에서는 민생 부담을 완화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은 7차 최고가격 시행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20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62원, 경유는 1845원으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을 실시간으로 살피면서 최고가격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중동 정세뿐 아니라 석유 수급과 물가, 민생 부담, 수요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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