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 없어" 난리인데..."일할 곳 없어" 청년 月70만명 '쉬었음'

세종=강영훈 기자
2026.08.29 08:20

[MT리포트]'쉬었음' 청년 70만, 커지는 '공석비용' ③방구석 탈출 유도...취업자 연락돌리는 정부

[편집자주] 사람을 뽑는 데 드는 비용은 익숙하지만 사람이 비어 있는 동안 발생하는 손실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생산 차질과 수주 포기, 납기 지연, 초과근무, 외주 투입까지 인력 공백은 다양한 형태의 비용을 만들어낸다. 특히 중견·중소기업들은 장기화된 인력난으로 빈자리를 제때 메우지 못하면서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쉬었음' 청년이 월 70만명에 육박하는 지금 머니투데이가 기업들의 '빈자리(공석) 비용'을 사례 중심으로 살펴보고 대응 방안 등을 살펴본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구직자가 청년층을 위한 취업특강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데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월 70만명에 육박한다. 기업의 인력 공백과 청년의 노동시장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정부는 이를 단순한 일자리 부족이나 청년의 구직 의지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청년과 노동시장 사이의 연결이 약해진 데 따른 '미스매치'라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월평균 쉬었음 청년은 약 68만명에 달한다. 정부가 주목하는 것은 규모뿐 아니라 이들이 노동시장과 얼마나 멀어져 있느냐다.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되면 노동시장 재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지만, 1년 이내 일할 의사가 있는 청년 비중도 70~80% 수준인 만큼 상당수는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쉬었음 청년을 '준비 중 청년'으로 부르는 것도 이런 인식과 맞닿아 있다. 통계상 하나의 범주로 묶이지만 취업 준비를 잠시 중단한 청년부터 장기간 구직활동으로 노동시장과의 거리가 벌어진 청년까지 상황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20~39세 '쉬었음' 인구 연도별 추이/그래픽=윤선정

쉬었음 청년이 늘어나는 배경도 개인의 선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저성장에 따른 신규채용 감소에 AI(인공지능) 등 기술 변화가 겹치면서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의 진입 기회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간 미스매치까지 겹치면서 기업에는 빈자리가 남고 청년은 취업을 미루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28일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발표하며 맞춤형 지원을 첫 취업부터 경력·성장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으로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첫 취업 청년 중심으로 개편해 진로탐색·일경험·훈련·취업연결 등 상황별 지원 경로를 세분화하고, 2030년까지 첨단·청년 선호분야 전문인력 30만명 이상을 양성하는 게 골자다. 민간·공공부문 일자리 20만개 이상을 창출하고 청년창업가 10만명 이상을 양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처럼 정부의 접근도 단순한 취업 알선에서 벗어나고 있다. 청년이 노동시장에 다시 들어갈 수 있도록 경험과 역량을 보완하고, 이를 기업의 수요와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2만3000명 규모의 일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 수요와 연계한 직업훈련을 확대하는 것도 이런 취지다.

20~39세 ‘쉬었음’ 1~7월 월평균 68만명/그래픽=윤선정

특히 'K-뉴딜 아카데미'는 청년과 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대기업이 AI·반도체·금융 등 청년 선호 분야의 직업훈련에 참여하고 멘토링·기업탐방 등을 병행한다. 직무 역량뿐 아니라 실제 직장생활에 필요한 경험까지 제공해 교육과 취업 사이의 단절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청년 선호가 높은 K-뉴딜 아카데미 참여 대상을 올해 1만명에서 2027년 5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청년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지 않고 노동시장과의 거리와 준비 정도에 따라 지원을 달리한다. 장기간 미취업 상태가 이어지는 청년에겐 청년도전지원사업을 통해 상담과 역량 회복을 거쳐 직업훈련이나 취업지원으로 연계하고, 비교적 빠르게 취업 준비가 가능한 청년은 청년성장프로젝트 등을 통해 상담이나 단기 프로그램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창용 노동부 청년고용정책관은 "취업 의사나 능력이 있는 청년들이 필요한 시기에 적합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원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청년에게 먼저 연락하는 등 찾아가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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