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발표한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은 지방 거주 청년,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 대한 집중 지원으로 격차를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수도권-비수도권,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로 인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가 '쉬었음 청년' 문제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청년을 위한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고 취업 이후 경력성장과 근로여건 개선도 병행한다는 계획인데 이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여부가 정책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8일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1만7000명으로 사상 처음 7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쉬었음은 가사, 육아, 질병 등 특별한 사유 없이 취업준비를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부는 청년 취업난의 근본적인 원인이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경력공백 장기화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 기업과 비수도권 기업 간 임금 수준이나 근로여건 등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로 인해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 바로 취업하기 위한 구직기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해도 임금·근로여건에 대한 불만족으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년 내 취업경험이 있는 쉬었음 청년'은 28만5000명으로 이 중 92.7%(26만4000명)은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퇴사했다. 임시·일용직에서 쉬었음으로 유입된 경우도 47.1%(13만4000명)에 달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직기간이 늘어날수록 경력공백은 커지고, 경력공백이 커질수록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기업의 채용여력 둔화도 현재 쉬었음 청년의 경력공백 장기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25~29세는 노동시장 진입기에 코로나를 겪은 세대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미취업 장기화에 따른 기업채용 기피와 구직 효능감 상실 등이 쉬었음 청년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 역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경력공백 메우기에 방점이 찍혔다. 정부 지원을 통해 기업 간, 지역 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직업훈련 강화와 취업 연계를 통해 원하는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력 사다리를 놓겠다는 것이다.
임금지원 정책 중 하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이다. 비수도권 취업 청년에게 2년간 최대 72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인데 내년에는 비수도권뿐 아니라 수도권 취업 청년까지 대상이 확대된다. 지원금 규모도 2년간 최대 180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수도권은 480만원, 우대지역은 1440만~1800만원으로 차등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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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청년미래적금에 '지방 중소기업 재직자형'을 신설하고 정부기여금 매칭 비율을 25%로 적용한다. 매달 일정액을 청년미래적금에 부으면 정부가 해당 금액의 25%를 추가로 얹어주는 방식이다.
또한 모든 청년들이 청년미래적금에 가입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일반형 상품의 소득요건을 폐지하고 우대형 상품의 정부기여금 매칭 비율을 기존 12%에서 25%로 상향한다.
청년의 지방근로·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청년문화예술패스도 확대한다. 지원대상은 현재 만 19~20세에서 만 19~34세로 확대하고 이용횟수도 생애 1회에서 매년으로 늘린다. 지원금액은 수도권 10만원, 비수도권 15만원이다.
결과적으로 지방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이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월 최대 75만원), 청년미래적금(월 최대 20만원), 청년문화예술패스(월 1만원) 등으로 2년간 월 최대 100만원 내외의 소득 증가 효과가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경력공백을 최소화하고 더 나은 일자리로 이직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우선 취업준비단계에서는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직업능력 훈련과 첨단산업 특성화 대학원·대학 확대 등으로 기업 수요에 맞은 인재 양성을 지원한다. 최근 기업들이 '경력있는 신입'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취업 전 단계부터 청년들의 직업 역량을 높이는 교육과정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이 직접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수강생은 취업과도 연계할 수 있는 'K뉴딜아카데미' 사업도 확대한다. 올해는 1만명 규모로 교육을 진행했으나 내년에는 5만명으로 늘린다.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기업에는 훈련비를 지원하고 교육에 참여한 청년에게는 수도권 30만원, 비수도권 50만원의 참여수당을 매월 지급한다.
취업한 이후에는 노동부의 멘토링 서비스를 통해 향후 진로나 경력개발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재직 청년 대상으로는 기업·학교·협회 등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으로 직무역량을 높인다.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으로는 경력이직을 지원한다. 직무역량 강화와 기금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재직 청년이 대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는 경력 사다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공·민간 일자리 20만개와 청년창업가 10만명 양성으로 총 30만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력이직 지원을 통해 청년들이 실제 노동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경영계는 청년 고용대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고용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고용경직성으로 인해 청년들은 2차 노동시장에서 경력을 쌓기보다 처음부터 1차 노동시장 진입을 목표로 장기간 구직활동을 이어가는 경향이 있다"며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로 청년층의 손쉬운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직무·성과에 따른 임금체계 구축으로 임금 격차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려는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BOK 이슈노트'에서 "쉬었음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원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나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가장 선호한 다른 미취업 청년에 비해 오히려 눈높이가 낮았다"며 "노동시장을 이탈한 초대졸 이하 청년층이 노동시장으로 다시 진입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