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반등세를 이어가 3거래일 만에 다시 134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감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이어진 원화 강세 기세가 한풀 꺾였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6.7원 오른 1345.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8일 이후 3거래일 만에 다시 1340원대로 올라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엔화 강세 등에 힘입어 1330원대까지 내려섰지만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흐름을 되돌렸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6% 넘게 뛰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6.43달러(6.69%) 오른 배럴당 10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6.42달러(6.34%) 상승한 배럴당 107.6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에 이어 WTI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고물가 장기화 우려도 커졌다.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시장 예상치(5.3%)를 소폭 웃돈 가운데 유가까지 급등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WTI와 브렌트유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미국 장단기 금리가 급등하고 강달러 부담을 키웠다"며 "환율이 1330원대 중반에서 더 떨어지지 않자 추가 하락에 베팅했던 역외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수입업체 결제와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 등 저가 매수 수요도 환율 하단을 받쳤다. 최근 환율이 빠르게 하락한 만큼 달러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1330원대를 저가 매수 구간으로 인식할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반도체 수출 호황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추세적인 상승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 사이클이 종료되기 전까지 수출업체 달러 매도 물량은 월말의 단기성 이벤트라기보다 꾸준한 달러 공급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