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원포인트 사회적대화'… 노사정 잔혹사 극복할까

조규희 기자
2026.09.15 15:48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왼쪽부터),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R.EN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실노동시간 단축' 노·사·정 공동선언 및 대국민 보고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부가 메가특구특별법 내 노동특례와 관련한 사회적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정부는 노사 각 주체들의 입장을 반영해 최대한 신속하게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껏 진행된 사회적 대화 논의는 순탄치 못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진행됐던 '코로나19 위기극복 노사정 대표자 회의'가 대표적이다. 1999년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화에서 이탈한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논의에 복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40여 차례의 치열한 회의 끝에 2020년 7월 1일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이 도출됐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잠정 합의안을 부결하면서 나머지 6개 주체만 서명하는 반쪽짜리 협약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에도 경영계와 노동계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만큼 벌써부터가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경영계는 △화이트칼라 이그잼션(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적용 제외) △기간제 근로기간 연장(2+2년) △파견 업종 확대를 요구하는 반면 노동계는 노동시간을 줄이자는 △주 4일제 도입 및 건강권 보장 등의 상반된 요구를 내걸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대화 출발점은 1998년 외환위기(IMF) 직후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 주도로 1998년 1월 15일 대통령 자문 기구인 '노사정위원회'가 공식 출범했고 같은 해 2월 6일 한국 노사정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대타협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2·6 사회협약)'이 체결됐다.

당시 노동계는 국가적인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 법제화를 수용했다. 정부와 경영계는 교원 노동기본권 보장, 실업대책 재원 5조 원 확충, 기업 구조조정 및 재벌 개혁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온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1999년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자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24일 노사정위원회를 전격 탈퇴했다. 같은해 5월 24일 '노사정위원회법' 제정으로 위원회가 법정 기구화됐으나 이후 사회적 대화는 한국노총만 참여하는 구조로 고착화됐다.

2007년 노사정위원회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로 명칭을 바꾼 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자리 나누기 등을 골자로 한 노사정 합의가 도출됐다.

그리고 2015년 박근혜 정부가 '9·15 노사정 대타협'을 추진했다. 정부와 한국노총, 경영계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합의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후속 조치로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와 성과 불량자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2대 지침(일반해고·취업규칙)'을 발표하자 한국노총은 2016년 1월 19일 대타협 파기와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기존 노사정위원회를 청년·여성·비정규직·소상공인 등 9개 계층으로 확대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2019년 복귀 안건을 부결시키는 등 여전히 법정 기구 참여 거부 기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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