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농지 뺏는다는 건 오해"…민원 56% 수도권·특광역시 집중

세종=이수현 기자
2026.09.18 15:43

[이대통령 기자회견]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18. bluesoda@newsis.com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반발에 대해 "명확한 부동산 투기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농사를 짓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농지를 강제 처분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런 가운데 농지 전수조사 관련 민원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과 특·광역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수십 년 동안 하지 않았던 농지 상황을 다 확인해서 여기는 왜 휴경되고 있는지, 여기는 왜 임차농인지, 어떻게 하면 지원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알아보기 위한 기초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람들이 자기편을 늘리기 위해 '당신도 농사 안 짓지, 당신도 강제 매각 대상이야' 이렇게 선전하는 것"이라며 "'당신 아버지 농사 못 짓지, 농사를 못 지으면 당신 뺏긴다, 이재명이가 뺏으려고 그런다'고 하면 그 사람들이 오해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은 전수조사 착수 이후 농지 소유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어서다. 현장에선 농지 거래 위축과 처분명령·이행강제금 부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송태성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충남도연합회장은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와 대출 규제로 거래가 줄기는 했지만 전수조사 이후에는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며 "개발지역 인근 농지도 내놓은 지 석 달 정도 됐지만 문의 전화 한 통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농지법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내려질 수 있는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에 대한 불안이 크다. 농지를 처분해 부채를 갚거나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는 고령농 사이에서는 거래 위축으로 가격이 더 떨어지거나, 농지은행 매입까지 지연될 경우 자산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진다. 국민의힘은 고령화와 상속, 농촌의 임대차 현실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선의의 농민까지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 부담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정부에 접수된 민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수도권과 특·광역시에서 제기된 민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령농·임차농의 피해 가능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실제 민원은 도시 지역에서도 상당수 제기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지 전수조사 이후인 지난 5월18일부터 8월31일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모두 702건이다. 민원은 농지 소유자가 조사 대상이나 처분명령·이행강제금 적용 여부 등을 문의하거나 우려를 제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수도권과 특·광역시에서 접수된 민원은 391건으로 전체의 55.7%를 차지했다. 이외 광역도 지역에서 접수된 민원은 311건으로 44.3%였다.

농지 분포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수도권과 특·광역시의 농지 면적(20만5000ha)은 전국 농지의 13.6%에 그치지만 이들 지역에서 접수된 민원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반면 전국 농지의 86.4%(129만9000ha)를 차지하는 나머지 광역도 지역의 민원 비중은 44.3%였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만 따로 보면 이들 지역의 농지 면적은 전국의 10.8% 수준인 데 비해 민원 비중은 43%에 달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령농이나 임차농의 피해 우려가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민원이나 온라인 반응을 보면 도시에서 농지를 보유한 부재지주들의 불안도 상당하다"며 "단속 강화로 이해관계가 걸린 일부 기획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채널이 불안을 키우는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에서 우려가 큰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은 위반 여부가 확인된 뒤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거나 불법 임대한 것으로 확인되면 1년의 자진처분 기간이 주어진다. 이후 다시 농사를 지을 경우 처분명령은 3년간 유예되고 해당 기간 성실하게 경작하면 처분 의무가 사라진다.

농지 거래 통계에선 현장 체감과 다른 흐름도 확인된다. 올해 1~7월 전·답 거래량은 19만2674필지로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다.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정부·여당은 보완책 논의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과 농식품부는 오는 21일 당정협의회를 열어 농지 전수조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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