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비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 초기 유가 급등 영향이 다소 줄어들면서 3개월 연속으로 상승폭은 축소됐다. 하지만 전쟁상황이 다시 급변하면서 고유가 불안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공사비와 금리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건설경기는 최악으로 치닫는다. 올해 종합건설업체 폐업신고 수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3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7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59(잠정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18%, 전년 동월 대비 5.78% 오른 수치로 기록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상승폭은 3개월 연속 축소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4월 중동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영향이 반영되면서 전월 대비 1.93% 폭등한 이후 5월과 6월에는 각각 전월에 비해 0.50%, 0.39% 올랐다.
유가 변동성 완화가 상승폭 축소의 원인이 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수 구성항목 중 7월에 많이 내린 항목은 휘발유(-11.33%) 등유(-9.91%) 경유(-9.76%) 중유(-9.44%) 등이다. 석유 관련 품목들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지수 상승폭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동안 진정 기미를 보이던 유가 상승세가 재개됐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이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재고조되면서 국제유가 역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1일 배럴당 71.57달러까지 하락한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같은 달 23일 배럴당 100.69달러로 뛰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한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배럴당 90.4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 영향은 보통 2개월의 시차를 두고 건설공사비지수에 반영된다.
공사비 급등과 자금경색,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증가 등의 영향 속에 건설경기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지방 건설업계의 사정이 절박하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종합건설업체 폐업신고 수는 88건으로 이 중 78건이 서울 외 지역 건설사였다.
종합건설업계 폐업신고 수는 지난해에 비해서도 부쩍 늘었다. 연초부터 8월까지의 종합건설사 폐업신고 수는 5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7건 대비 29.3%가량 증가했다.
정부는 공공매입 규모를 대폭 늘리는 등 건설경기 회생을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지방 미분양 부담 완화와 건설경기 활성화 지원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4차 매입공고를 냈다. 매입물량은 3차 공고 매입물량을 포함해 총 5000가구 규모다. 매입한 주택은 추후 든든전세주택으로 공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