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5분 전에도 탑승"…인천공항에 없는 'VIP 터미널'

이스탄불(튀르키예)=이정혁 기자
2026.09.06 10:00

[르포]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VIP 터미널...인천공항도 2028년 개장 추진

지난 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VIP 터미널 입구/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기자단

"항공기 출발 5분 전에 도착한 승객도 탑승할 수 있습니다."

체크인부터 출국심사와 보안검색, 수하물 처리까지 한곳에서 이뤄진다. 수속을 마친 승객은 전용차량을 타고 항공기 앞까지 바로 이동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VIP 터미널에서 만난 부루주 귀레스 공항 운영사 iGA 터미널 종합책임자는 "최근 미국인 약 90명의 수속을 10분 만에 마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터미널 입구에 들어서자 호텔 도어맨을 연상시키는 주황색 유니폼 차림의 직원이 취재진을 맞았다. 리셉션 데스크를 끼고 돌자 작은 보안검색대가 나타났다. 재킷과 벨트, 가방을 검색대에 올린 뒤 몇 걸음 더 들어가니 한쪽 벽이 통유리로 된 대형 라운지가 펼쳐졌다.

고급 타일 바닥과 꽃봉오리를 연상시키는 원목 장식, 기둥과 천장을 연결한 곡선형 디자인은 5성급 호텔 로비를 떠올리게 했다. 높은 층고 덕분에 실내는 실제보다 넓어 보였고 유리창 너머로는 공항 시설이 내려다보였다.

라운지 옆에는 명품 시계와 보석, 가죽제품을 진열한 쇼핑구역과 33㎡ 남짓한 면세점이 자리했다. 미리 주문한 상품을 외부 노출 없이 전용 스위트에서 살펴볼 수도 있는 곳이다. 터미널 관계자는 이 공간을 가리키며 "리한나처럼 유명인이 프라이빗한 쇼핑을 원할 때 이용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유리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난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레스토랑이 나온다. 반대편에는 회의실과 업무공간, 스파, 프라이빗 스위트가 배치됐다. 전체 8개 스위트 중 3개에는 침실과 화장실, 샤워부스, 미니바, 금고가 갖춰졌다. 최대 6시간 이용료는 기본 패키지와 별도로 1500~2500(약 235만~약 313만원)유로부터다.

지난 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VIP 터미널에 마련된 내부 호텔에 모습/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기자단

이 터미널은 iGA와 글로벌 항공서비스업체 제텍스(Jetex)가 6000만유로를 투자해 조성했다. 2년간 공사를 거쳐 지난 5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면적 5000㎡, 3개 층 규모로 약 130명이 24시간 근무한다.

전용기 승객만을 위한 시설은 아니다. 국제선 상용항공편의 출발·도착·환승객도 사전에 패키지를 예약하면 이용할 수 있다. 출발 서비스는 1인당 950유로(약 149만원)로 체크인과 신속 수속, 식음료, 항공기까지의 차량 이동 등이 포함된다.

승객이 입구에 도착하면 게스트 경험 담당자가 탑승까지 전 과정을 맡는다. 항공기에 먼저 탑승할지, 마지막에 오를지까지 챙기고 기존 이용객의 취향과 요청사항도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다. 튀르키예를 찾는 할리우드 배우와 유명, 유럽 왕실 가족 등도 이곳을 이용한다.

귀레스 책임자는 "신속한 수속이 보안절차의 생략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보안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조용하고 정중하게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장 후 약 4개월간 이용객은 3500~3600명이다. 이 중 전용기 승객은 약 1000명으로 현재는 상용편 이용자가 더 많다. 하루 최다 이용객은 170명이며 개장 첫해 목표는 하루 150명으로 잡았다.

인천국제공항도 2028년 개장을 목표로 FBO(비즈니스항공센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탄불공항 VIP 터미널은 인천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의 서비스 방향을 설계하는 데 참고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으로 평가받는 인천공항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전용기 처리뿐 아니라 상용편 VIP 승객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글로벌 항공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귀레스 책임자는 제텍스의 인천공항 사업 참여 가능성에 대해 "왜 안 되겠는가"라며 "한국은 큰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VIP 터미널에 마련된 별도 면세 코너/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기자단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