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는 계속 모집하는데 빈집 늘어"…LH 매입임대 딜레마

이정혁 기자
2026.10.27 15:21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전세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2026~2027년 수도권에 매입임대 9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 중 6만6000가구를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집중 배치한다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비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공급 정상화 전까지 공공 매입임대를 확대해 전세시장 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이날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빌라 밀집 지역 모습. 2026.5.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입임대주택 신규 입주자 모집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기존 주택의 장기 공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반년 이상 비어 있는 매입임대주택이 8000가구에 육박하는 등 공급 물량과 실제 주거 수요 간 불일치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H 경기남부지역본부는 일반 매입임대주택 1순위 일반·2순위 입주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매입임대는 LH가 기존 다가구·다세대주택 등을 사들여 저소득층과 청년, 신혼부부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공주택 유형이다. 주택을 직접 건설하지 않고 확보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지만 장기간 비어 있는 주택이 늘면서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불어나고 있다.

올 8월 말 기준 전국 매입임대주택 가운데 6개월 이상 공실 상태인 주택은 7609가구로 집계됐다. 2024년 말 5154가구에서 지난해 말 6186가구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2년도 채 되지 않아 2455가구(47.6%)가 불어났다.

전체 매입임대주택에서 장기 공실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4년 2.8%에서 지난해 3.2%, 올해 8월 현재 3.7%로 높아졌다. 장기 공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입주자를 찾지 못한 주택의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입주 신청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올해 8월까지 LH가 직접 모집한 청년·신혼부부 등 일부 유형의 매입임대주택 1만3758가구에 29만6296건의 신청이 접수됐지만 실제 계약은 8862가구로 모집 가구 수의 64.4%에 그쳤다. 해당 계약률에는 입주자 선정과 계약 절차가 진행 중인 물량도 포함돼 있어 최종 계약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넘쳐나는 입주 신청에도 실제 계약률은 공급 가구 수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장기 공실마저 빠르게 증가하면서 매입임대 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급 주택의 입지와 면적, 주거환경 등이 실수요자의 선호와 괴리가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 매입임대주택은 지역과 유형별로 입주 수요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하는 지역이나 주거 조건에 맞는 주택에는 신청자가 몰리는 반면 선호도가 낮은 주택은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LH는 미계약 사유를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어 입지와 면적, 주택 노후도 등 어떤 요인이 계약에 영향을 미쳤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국토부는 입주자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주택까지 집계되면서 계약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입장이다. 연말에는 계약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시에 장기 공실을 줄이기 위해 임대유형 전환과 입주자격 완화, 노후주택 개보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LH 관계자는 "매입임대주택의 공급 확대와 함께 기존 공실을 줄이기 위한 수요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며 "내부 인력 부족과 분사 등이 맞물려 공실 해소 등의 성과까지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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