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후퇴 불 보듯 뻔해"…금감원 노조, 지방이전 재검토 촉구

김미루 기자
2026.08.24 13:36
금감원 노조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예보 노조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비서실 경청통합수석 측에 예보기구와 감독기구 지방 이전 검토를 중단하고 검토 대상에서 전면 제외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사진=김미루 기자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 양 기관의 지방 이전 추진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금융회사와 관련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감독·예보기구를 지방으로 옮길 경우 금융위기 대응이 늦어지고 전문인력 이탈로 금융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노조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예보 노조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비서실 경청통합수석 측에 예보기구와 감독기구 지방 이전 검토를 중단하고 검토 대상에서 전면 제외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양 노조는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금감원과 예보는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금융안정망과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의 검사 대상이자 예보의 보호 대상인 금융회사 본점뿐 아니라 법무·회계법인, IT 전문기관 등 관련 금융 인프라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노조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예보 노조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비서실 경청통합수석 측에 예보기구와 감독기구 지방 이전 검토를 중단하고 검토 대상에서 전면 제외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사진=김미루 기자

김상우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이날 "조선소가 넓은 바다 곁에 있어야 하고 공항이 하늘길이 열린 곳에 있어야 하듯 모든 국가 핵심 인프라는 그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목표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 중요성만큼 이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 이해관계자가 충분히 대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한국 금융시장의 컨설턴트이자 파수꾼으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며 "금융산업이 후퇴하고 금융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것이 불 보듯 뻔한 금융감독원의 지방 이전 논의를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했다.

양 노조는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기관 간 물리적 거리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금융위기에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며 "분초를 다투는 금융위기 대응 순간에 기관 간 물리적 거리는 곧 의사결정의 지연을 의미하고 그 지연은 곧 국민 손실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지방 이전에 따른 전문인력 이탈 가능성도 제기했다. 노조 측 조사에 따르면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근무를 계속하겠다는 직원은 4명 중 1명 수준에 그쳤고 대부분 2030세대로 구성된 실무직원은 10명 중 1명 수준이었다. 회계사·변호사·계리사 등 전문인력이 빠져나갈 경우 감독과 예금자보호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노조는 정부에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서 금감원과 예보를 제외하고, 금융안전망 핵심기관 이전이 국가경제에 미칠 비용과 편익 및 전문인력 이탈 영향을 분석해 정책 판단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원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40분까지 금감원 2층 대강당에서 지방이전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결의대회에는 조합원 약 1900명 중 일부 조합원들이 모여 지방이전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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