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줄었는데 '빚 낸 병사'는 38% 증가…금융권은 실태도 몰라

김미루 기자
2026.10.22 19:15
/사진=임종철 기자

최근 4년간 현역병 수는 8만명 감소한 반면 채무가 확정된 현역병은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병의 대부업 대출잔액도 약 70배 급증했다. 그럼에도 금융회사들이 현역병 여부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아 정확한 채무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현역병의 채무 현황과 금융권 대출 실태를 공개하며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현역병 수는 34만명에서 26만명으로 감소했지만 채무 확정 인원은 38% 증가했다. 1인당 채무액도 약 2700만원에 달했다. 병사 10만명당 채무 확정 인원은 약 148명으로 늘었다.

대부업뿐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청년 남성의 대출과 연체가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박 의원이 한국신용정보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세 남성의 신용불량 기록은 같은 연령대 여성의 2.34배에 달했다. 19~24세 남성의 은행 소액대출 연체율은 3년 사이 8.8배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출잔액도 약 2700억원에서 48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박 의원은 "은행권에서 병사에 대한 통계가 명확하게 없기 때문에 20살에서 24살까지 남성으로 받아봤다"며 "채무불이행자로서 경제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끼치는 것이 군 생활에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역병의 대부업 대출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금융위 등록 상위 30개 대부업체 가운데 현역병 대출을 구분하는 27개 업체의 대출잔액은 2022년 말 3억46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241억8800만원으로 약 70배 증가했다. 2024년부터는 현역병 대출잔액이 직업군인 대출잔액을 넘어섰다.

박 의원은 금융권뿐 아니라 국방부와 신용회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보유한 자료를 연계해 현역병의 채무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제일 중요한 것은 먼저 이런 실태 파악을 위한 구분이 필요하다"며 "금융업권과 국방부 등 관련 기관이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 나갈 것인지 고등학교 때부터 군 입대 후와 전역 이후까지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의 질의에 현역병에 대한 대부업 대출 금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의무 복무 기간에 있는 병사에 대해 대부업체 대출을 금지하는 형태의 직접적인 규제를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고려하고 있다"며 "군 당국과 금융위와 협의가 되면 진행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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