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캐피탈사(여신전문금융업자)의 렌탈업 취급한도를 완화하는 규정변경을 예고했다. 20년간 묵혀온 규제가 내년 상반기쯤에 풀리면 캐피탈사의 자동차 렌탈업 취급액은 지금보다 약 5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등 대형 자동차 렌터카 업체의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차원이지만 렌터카 업체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 렌탈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적인 시각이 제기됐다.
금융위원회는 캐피탈사의 렌탈업 취급한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 변경안을 23일 예고했다. 오는 12월 2일까지 예고한 후 금융위 의결을 거쳐 내년 1분기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캐피탈사의 렌탈업 취급한도는 현행보다 약 50%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는 '렌탈자산의 분기중 평균잔액 한도가 전체 리스자산의 평균잔액 이내로 제한' 돼 있다. 아울러 물건별 렌탈자산의 평균잔액 한도도 해당 리스자산의 평균잔액 이내로 별도 제한된다. 캐피탈사들의 렌탈업 취급액이 리스업 취급액을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 이 규제는 지난 2005년부터 20년간 유지됐다. 캐피탈사의 본업이 '리스'이고 '렌탈업'은 부수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앞으로 캐피탈사의 렌탈 자산 취급한도를 '리스+할부금융 자산' 이내로 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물건별 취급한도 규제는 폐지된다. 다만 캐피탈사의 할부금융 자산 규모가 큰 만큼 취급한도를 풀더라도 전체 한도가 리스 자산액의 2배는 넘기 못하도록 제한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캐피탈사의 렌탈 취급액은 지금보다 약 50% 가량 늘어날 수 있다.
금융위는 캐피탈사의 렌탈 한도 규제를 20년 만에 푼 이유에 대해 "렌탈 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을 활성화 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탈사의 렌탈업 대부분은 자동차 렌트업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말 기준 자동차 렌탈업 시장 점유율은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각각 19.7%, 15.0%로 사실상 독과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3위와 4위는 각각 현대캐피탈과 하나캐피탈로 12.2%, 7.1%를 기록 중이다. 국내 자동차 렌탈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했는데, 두 회사가 동일 지배아래 놓이면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이었다.
금융위는 다만 캐피탈사의 렌탈업 한도를 풀더라도 단기 렌탈업 제한 규제는유지키로 했다. 중소형 렌터카 업체의 점유율이 높은 1년 이내 자동차 렌탈업에는 캐피탈사들이 뛰어들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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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12월2일까지 규정변경 예고를 거쳐, 내년 1분기 중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렌터카업체의 반발 거세 난항이 예고된다. 전일 국정감사에서도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렌터카 업체 같은 경우 지금도 차량의 45%를 캐피탈사가 가지고 있다"며 "이걸 더 풀면 실제로 중소 렌탈 업체들이 다 망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 의원은 "올해 1월 달에 금융위나 금감원에서 규제 완화 필요하다는 발언이 연이어 나왔고 그다음에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 남편이 소속돼 있는 세무법인의 회계사가 우리금융캐피탈 사외이사가 됐다"며 "3월 달에는 또 같은 세무법인에서 KB캐피탈의 사외이사가 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위는 다만 지난해 11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여전업계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렌탈업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이미 밝힌 만큼 김현지 실장 관련 의혹에 대해선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