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AI' 파고든 초기 스타트업들…10월 첫주 벤처투자 몰렸다

최태범 기자
2026.10.11 16:00

[이주의 투자유치] 10월 첫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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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10월 1주차(5~9일) 국내 벤처투자는 특정 산업의 문제를 AI(인공지능)로 해결하는 '버티컬 AI' 스타트업에 집중됐다. 영상 제작과 콘텐츠 현지화부터 헬스케어, 회계·문서 업무, 이커머스 데이터 분석까지 AI의 적용 영역이 한층 세분화됐다.

이 기간 투자를 유치한 곳(외부 공개 기준)은 △빅크 △언에이아이 △웨이비나 △더만타스토리 △페셔네이트 △인커럽트 △CCK솔루션 등 7개사다.

투자 라운드는 프리시드와 시드, 프리시리즈A 등 초기 단계가 중심이었으며 후속 단계로 넘어가기 전 자금을 조달하는 브릿지 투자와 함께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도 이뤄졌다.

영상 제작부터 더빙·공연까지…콘텐츠 AI에 투자 집중

/사진=더만타스토리

가장 벤처투자가 두드러진 분야는 콘텐츠·미디어였다. 롱폼 상업 영상용 AI 엔진을 개발하는 더만타스토리는 동남권 특화 AC(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더만타스토리의 '더로드(theROAD)'는 시나리오 입력과 AI 이미지 생성, 영상 시퀀스 연결, 최종 검수 등 특수시각효과(VFX) 제작 과정을 지원한다. 수십명이 수개월간 처리하던 작업을 소수 인력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제작기간과 비용을 최대 70% 줄여준다.

더로드는 자체 IP(지식재산권) 라이브러리로 AI 모델을 파인튜닝해 범용 생성형 AI의 저작권·품질 문제를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행', '반도', '정이' 등의 VFX 작업에 참여한 25년간의 제작 경험에 더해 AI·디지털트윈 관련 특허 7건도 보유하고 있다.

AI 미디어 솔루션 기업 언에이아이는 일신창업투자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언에이아이는 AI 더빙을 비롯한 음성·미디어 AI 기술을 기반으로 다국어 콘텐츠 현지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업모델은 글로벌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OTT 시장에서 콘텐츠의 언어 장벽을 낮추고 제작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음성 AI와 스포츠 경기 데이터를 결합해 경기 상황에 맞는 AI 캐스터 및 해설 코멘터리를 생성하는 스포츠 미디어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했다.

엔터테크 기업 빅크는 대성창업투자와 나우아이비캐피탈로부터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빅크는 K팝·K컬처 아티스트의 월드투어와 연계해 티켓 예매, 실시간 공연 중계, 굿즈 판매, 팬 마케팅, 데이터 분석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플랫폼 가입자는 전세계 232개국에서 390만명에 달한다. 결제 경험이 있는 이용자의 재결제율은 81%다. 빅크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팬덤 데이터와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월드투어·티켓팅·커머스를 연결하는 '엔터테인먼트 OS(운영체제)'를 구축하는 데 활용한다.

심전도로 혈액 수치 예측…헬스케어 AI도 투자유치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왼쪽)와 조현수 CCK솔루션 대표 /사진=리벨리온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심전도(ECG) 기반 AI 기술이 투자자의 선택을 받았다. 웨이비나는 서울대학교기술지주로부터 2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도 선정됐다.

웨이비나는 채혈 없이 10초간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로 30종 이상의 혈액 바이오마커 수치를 예측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존 혈액검사는 검체를 채취하고 이송·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웨이비나는 수초 내 예측 결과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을 고도화 중이다.

핵심 경쟁력은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에서 확보한 400만건 이상의 심전도·혈액검사 매칭 데이터다. 고칼륨혈증과 신장 기능 이상, 빈혈, 심부전 등 주요 이상 상태를 예측하는 모델에서 매우 우수한 예측·분류 성능을 기록했다.

기업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엔터프라이즈 AI 분야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CCK솔루션은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CCK솔루션의 주력 제품 'Noa'는 방대하고 복잡한 문서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플랫폼이다. 회계감사 절차를 수행하고 감사조서를 작성하거나 대량의 거래 내역을 전수 검증하는 회계 솔루션에서 출발해 사무·금융 업무로 활용 범위를 넓혀왔다.

국내 주요 회계법인들을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고객사 소속 회계사 수를 합치면 국내 전체 회계사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이번 투자로 리벨리온의 NPU(신경망처리장치)와 Noa를 결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연계된 '국산 AI 풀스택'을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조현수 CCK솔루션 대표는 "베트남·몽골·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4개 지역에서 쌓은 성과를 발판으로 향후 미국 등으로 진출 지역을 넓혀 갈 것"이라며 "국내에서 검증한 기술로 해외 공공기관과 회계법인 현장에서도 쓰이는 사례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무도 AI로…산업 현장 파고든다

홈트레이닝 브랜드 '핏에이블' /사진=페셔네이트

자사몰 데이터 분석 서비스 '캐치프라이스'를 운영하는 인커럽트는 네오식스 개인투자조합 1호로부터 프리시드 투자를 받았다.

캐치프라이스는 자사몰에서 발생하는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이탈·전환 흐름을 분석하고, 대시보드와 AI 기반 인사이트 리포트로 제공한다. 지금까지 누적 1억건 이상의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100개 이상의 자사몰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인커럽트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을 넘어 전문인력 확보와 자사몰 유입채널 다각화 등 이커머스 브랜드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AI 이외의 분야에서는 홈트레이닝 브랜드 '핏에이블(FITABLE)'을 운영하는 페셔네이트가 씨엔티테크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페셔네이트는 홈트레이닝·스포츠 기구를 직접 기획·설계·제조해 D2C(소비자 직접판매) 방식으로 유통한다. 운동기구의 기능뿐만 아니라 거실에 둬도 어색하지 않은 '피트니스 오브제'를 지향한다. 대표 제품은 유산소 운동기구 '스텝메이트'와 문틀 설치형 '오브제 풀업바'가 있다.

현재 일본·대만 현지 법인과 홍콩 유통 파트너를 확보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홈트레이닝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구수한 페셔네이트 대표는 "운동기구는 집 한쪽에 오래 놓이는 물건이라 쓰지 않을 때도 보기 좋아야 한다"며 "일본·대만을 시작으로 핏에이블을 해외 홈트레이닝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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