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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나 식당, 호텔처럼 시각적으로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 쉬운 공간과 달리 제조 현장은 변수가 많고 복잡합니다. 카메라와 라이다만으로는 주변을 정확히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제조 로봇에 저희 시스템을 적용하면 이런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 플러스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결선에 오른 김성민 밀리트랙 대표는 전파 기반 제조업 통합 자율주행 솔루션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밀리트랙이 주목한 것은 제조 현장에서 카메라와 라이다에 의존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다. 제조 공정에서는 용접 연기와 수증기,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쇳가루와 분진 등이 카메라의 시야를 가린다. 실내외 운송 과정에서는 야외의 강한 햇빛과 역광이 장애물 인식을 방해기도 한다. 김 대표는 "제조 현장은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로봇이 잠시 멈추는 것만으로도 전체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밀리트랙은 카메라 대신 전파를 활용해 로봇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로봇에 부착하는 '트래커'와 벽이나 기둥 등 주변 시설물에 설치하는 '태그'가 핵심 장치다. 트래커와 태그 사이에서 주고받는 전파를 분석해 로봇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기존 자율주행 로봇에 추가로 장착하는 애드온(Add-on) 방식이어서 로봇 자체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이 기술은 김 대표가 KAIST 연구진·학생들과 8년간 개발했다.
회사 측은 100밀리초(ms) 이하의 지연 시간으로 로봇 위치를 추적할 수 있으며, 가격대가 비슷한 초광대역(UWB) 제품보다 정확도가 약 35배 높다고 설명했다. UWB를 사용하는 대신 밀리미터파 대역의 고주파와 자체 신호처리 기술을 활용한다. 안테나 등 하드웨어부터 위치 계산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개발한 풀스택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도입 부담을 낮춘 설계도 강조했다. 태그는 QR 코드처럼 붙이는 방식이라 별도의 네트워크·전원 공사가 필요 없다. 안개 속이나 야외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모습도 영상으로 시연했다.
밀리트랙은 현재 국내 제철 기업에 제품을 공급해 1년 넘게 쇳물 운반 차량의 자율 제어에 활용하고 있다. 한 조선소에서는 대형 용접기에 시스템을 부착해 3개월째 공정률을 판단하는 데 사용 중이다. 용접 연기로 시야가 가려지는 환경에서도 장비의 위치와 작업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밖에 로봇·스마트팩토리 분야 국내외 30여개 기업과 제품 공급 또는 공동 개발을 위한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밀리트랙은 제품 판매를 두 가지 방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기존 로봇에 부착하는 애드온 키트를 공급해 매출을 확보한다. 로봇의 종류나 형태와 관계없이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과는 내년부터 제품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무인 지게차 시장도 공략한다. 일반적인 자율이동로봇(AMR)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지게차는 화물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작업까지 수행해야 한다. 밀리트랙은 AMR 기업과 협력해 위치 인식뿐 아니라 적재·하역 작업까지 지원하는 무인 지게차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판매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위한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전파 인증(KC)은 획득했으며 유럽과 북미 지역 인증도 신청해놓은 상태다. 회사는 양산을 위한 생산라인과 테스트베드, 출하검사(EOL) 설비를 부천에 구축했다. 독일 스마트팩토리 기업 식(SICK)과는 지난해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북미 시장은 내년 CES 참가와 현지 에이전시를 통해, 아시아 시장은 베트남 현지 기관과 협력해 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개별 장비 공급을 넘어 공장 전체의 공간을 인식하는 '멀티스케일 공간인식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공장 단위에서는 로봇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하고, 구역 단위에서는 현대차·현대오토에버와 제조 현장 작업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한편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포스텍,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가 공동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후원했다.
6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교원·학생 창업기업 12곳이 결선에 진출했다. 심사에는 삼성전자 C랩과 GS벤처스, LB인베스트먼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 기업 및 투자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부문별 대상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이 수여되며 후속 투자유치와 팁스(TIPS) 추천 등의 지원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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