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교원창업 부문 결선팀-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에이셀론'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단백질의 유전자(DNA)만 넣으면 약 2시간 만에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제작원가는 상용 제품보다 96% 낮추고 단백질 합성 성능은 최대 5~6배 높였다."
이준구 에이셀론 대표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왕중왕전)' 결선에서 "무세포 단백질 합성 시스템을 활용해 단백질·펩타이드 의약품 후보물질을 선별하는 공정을 최대한 가속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왕중왕전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KENTECH(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가 공동 주최했다.
포스텍 교원창업기업인 에이셀론은 세포 없이 시험관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무세포 단백질 합성 플랫폼 '팝플렉스(POPFLEX)'를 개발했다. 세포를 배양하고 유전자를 삽입한 뒤 세포를 파쇄해 단백질을 정제하는 기존 공정을 생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의약품은 자연 상태의 펩타이드 구조를 변형해 안정성과 반감기, 약효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특정 아미노산을 바꾸거나 자연계에 없는 비천연 아미노산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개선한다.
문제는 최적의 조합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자연계에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종의 아미노산이 있고, 펩타이드의 7~8개 위치만 바꿔도 시험해야 할 조합은 수십억개에서 수백억개로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가장 잘 작동하는 펩타이드나 단백질 의약품을 찾는 것은 수많은 경로 가운데 산 정상으로 향하는 하나의 길을 찾는 것과 같다"며 "후보물질을 만들고 시험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최종 후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단백질 조합의 바다' 빠르게 탐색

팝플렉스에는 정제된 리보솜과 번역인자, tRNA(운반 RNA), 에너지원, 염류 등 약 200개 구성물질이 들어간다. 사용자가 항체나 효소, 펩타이드 등의 정보를 담은 DNA를 첨가하면 리보솜이 이를 해독해 원하는 단백질을 합성한다.
에이셀론은 팝플렉스에 형광단백질 DNA를 넣어 약 2시간 만에 단백질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구성 요소를 선택적으로 넣거나 뺄 수 있는 모듈형 구조로 설계해 비천연 아미노산을 단백질의 원하는 위치에 도입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588명 읽는 중
이를 활용하면 기존 단백질의 안정성과 활성, 반감기를 높이거나 새로운 기능을 가진 펩타이드·단백질 후보를 제작할 수 있다. 항체 조각과 펩타이드 치료제, 효소 등의 초기 발굴·선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에이셀론은 벤치톱(실험실 테이블) 자동 분주 장비에 자체 공정을 적용해 구성물질을 정해진 비율로 혼합하도록 했다. 이후 세포 배양과 세척·이송, 파쇄 등을 처리할 수 있는 10리터 규모의 반자동 파일럿 생산설비도 구축했다.
이 대표는 "시중에서 100원의 비용이 드는 제품을 4원 수준으로 제조할 수 있게 됐다"며 "팝플렉스는 일부 상용 무세포 시스템과 유사한 성능을 보였고, 다른 경쟁제품과 비교해서는 단백질 합성량이 최대 5~6배 높았다"고 말했다.
에이셀론은 우선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바이오기업, 바이오파운드리 등에 팝플렉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자동화 장비로 생물학적 물질의 설계·제작·시험 과정을 반복하는 연구개발 인프라를 뜻한다.
두 번째 사업모델은 단백질·펩타이드 후보물질을 대신 발굴하는 CRO(위탁연구개발) 서비스다. 고객사가 원하는 표적 단백질을 제시하면 에이셀론이 여러 펩타이드를 생산하고 결합력 등을 평가해 최적의 후보를 찾아준다는 구상이다.
"리터 단위 생산 아닌 마이크로리터 선별"

심사위원들은 에이셀론의 최종 사업모델과 랩스케일에서 확인한 성능이 대량생산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는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사업모델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원가 96% 절감과 최대 6배의 성능은 마이크로리터 단위의 데이터다. 리터 단위로 스케일업했을 때도 효소와 리보솜의 품질, 성능이 유지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의약품을 대량생산하는 회사가 아니라 후보물질을 찾아주는 스크리닝 CRO를 지향한다"며 "반응 규모가 작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후보물질 선별에는 리터 단위의 생산량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무세포 시스템을 이용해 후보를 선별하고 실제 의약품 생산 단계에서는 화학합성 방식으로 스케일업하면 된다"며 "고부가가치 물질이 아닌 이상 무세포 시스템으로 리터 단위 생산을 하는 것은 에너지원 비용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배상기 씨엔티테크 부사장은 CRO가 인력 투입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CRO 사업은 많은 인력이 필요한 만큼 일반적으로 공헌이익과 순이익률이 낮다"며 "회사가 제시한 성장 마일스톤을 실제로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CRO만으로 매출을 만드는 구조가 아니라 자체 시약 판매를 결합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전체 사업에서 50%는 시약 판매가 차지하도록 하고 국가 바이오파운드리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자동화 연구시설에 팝플렉스를 핵심 소재로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팝플렉스는 단순히 저렴한 무세포 시약을 만드는 제품이 아니다"며 "반복구매형 소재와 자동화 공정을 결합해 단백질·펩타이드 신약후보 발굴을 가속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