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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뮷즈(MU:DS)' 열풍을 이끌었던 단청 키보드가 이번엔 손바닥만 한 열쇠고리로 돌아와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가의 키보드 본체 대신 자판(키캡) 한 알을 떼어내 만든 '단청 키캡 키링'이 출시 석 달 만에 3만개 넘게 팔려나갔다.
2일 데스크테리어·디자인 소품 브랜드 시이닷에 따르면 지난 7월 첫선을 보인 '한국의 미 단청 키캡 키링'의 온·오프라인 누적 판매량이 3만개를 돌파했다. 출시 첫날 5분 만에 초도 물량 2000개가 동난 뒤, 6차례 이어진 재입고 때마다 준비한 물량이 즉시 매진됐다.
이 제품은 국립박물관 뮤지엄숍 입점 당시 품절 사태를 빚었던 '단청 기계식 키보드'의 자판을 떼어내 만든 파생상품이다. 십만 원대에 달해 여러 개를 사 모으기 부담스러운 키보드의 한계를 딛고, 가방이나 파우치에 매달 수 있는 작은 액세서리로 몸집과 가격을 낮춰 박물관에 역제안했다. 기계식 자판 특유의 딸깍거리는 손맛에 단청 문양을 얹으면서 2030 세대 여성과 외국인 관광객의 '스몰 럭셔리' 기념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수작업 비중이 높아 반복되던 품절 병목도 해결했다. 그동안 3D 프린터로 뽑아낸 본체에 키캡과 금속 고리를 일일이 손으로 조립해야 해 초기 생산량은 주당 500개에 그쳤다. 시이닷은 조립 공정을 손질해 주당 생산량을 4배 늘린 2000개 수준으로 확대하며 최근 예약 판매를 상시 판매로 전환했다.
판매 디자인 8종 가운데는 선명한 색감의 '화이트 단청'과 문양 대비가 뚜렷한 '블랙 단청'이 전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비취색 상감 문양을 적용한 고려청자, 연분홍빛의 연분청자, 궁궐 문양을 새긴 교태전 단청, 숭례문 단청 순으로 집계됐다.
유통 채널은 국립박물관 뮤지엄숍 등 박물관 비중이 약 65%로 가장 컸다. 자사몰(15%)과 일반 온라인몰(10%), 해외 판매(10%) 등 박물관 밖에서 팔린 비중도 35%에 달했다. 단순 문화재 기념품을 넘어 일상 패션 아이템으로 안착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판로도 넓히고 있다.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핀란드 등 4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며, 미국 최대 아시아계 마트 체인인 H마트 온라인몰 납품을 마치고 조만간 현지 판매에 들어간다. 디자인 도용을 막기 위해 키캡 키링 전 제품의 디자인권 등록과 국내외 상표권 출원도 마쳤다.
시이닷은 단청 키보드와 키링의 흥행을 발판으로 제품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와 손잡고 훈민정음 글꼴 키보드를 선보인 데 이어, 다음 달에는 무선 마우스를 내놓는다. 내년 초에는 모바일 액세서리와 벽시계, 러그 등으로 영역을 넓혀 일상 공간 전반을 채우는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시이닷 관계자는 "단청 키보드로 전통 디자인의 시장성을 확인한 뒤 누구나 부담 없이 소장할 수 있는 소품으로 확장한 전략이 통했다"며 "단청이라는 첫 시도를 넘어 일상 공간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제품들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