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8억 달러(약 8조원)가 투입되는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YUNDAI-POSCO Louisiana Steel·HPLS)' 건설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현대제철은 미국의 철강 관세 등 통상 리스크에 대응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자동차강판을 직접 생산하면서 완성차 공급망을 선점해 미국을 글로벌 고부가 철강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8200만톤의 조강을 생산한 세계 3위 철강 생산국이지만 매년 2000만톤 이상의 철강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열연과 냉연·도금강판 등 고부가 판재류 수입은 연간 1000만톤을 넘어 전체 수입 물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자동차 생산국인 만큼 자동차강판을 비롯한 고부가 철강재 수요가 꾸준해서다. 철강 가격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열연강판 내수 가격은 톤(t)당 약 1200달러로 아시아와 유럽보다 30% 이상 높다.
현대제철이 HPLS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결정한 배경이다. HLPS는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양산이 시작되는 2029년부터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업계의 자동차강판 공급망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원료부터 제품까지 한 곳에서 생산하는 일관 공정 시스템을 갖춰 원가 경쟁력도 높인다.
현지 생산을 통한 통상 리스크 완화도 HPLS 건설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를 강화하면서 지난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전년보다 약 8%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해 수입 규제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현지 고객사와의 공급망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입지도 미국 시장 공략에 유리하다. 제철소가 들어서는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은 철도와 미시시피강을 활용한 육상·해상 물류망을 갖췄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GM 텍사스 공장, 폭스바겐 테네시 공장, 혼다 앨라배마 공장 등 주요 완성차 생산시설과의 접근성도 높다. 원료 조달과 제품 운송 비용을 낮추고 미국 남부 자동차산업 벨트와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게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HPLS를 글로벌 자동차강판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2010년 충남 당진제철소 완공 이후 쌓아온 자동차 소재 분야의 전문성을 미국 현지로 확대해 국내외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지에서 확보한 사업 기반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외 고객사를 확대하고, 당진제철소 등 국내 생산거점의 고부가 철강재 수출을 늘리는데 주력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제철소 건설이 아니라 미래 철강산업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