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중심부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한적한 8군 거리. 뜨거운 열기 속에서 유독 사람들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의 헬스케어 가전기업 '세라젬' 체험 매장이다.
오전 10시,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른 시간이지만 매장 안은 이미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밖에는 순번을 기다리는 대기 줄까지 늘어서 있었다. 체험객들은 매장에서 제공하는 하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센터장은 척추 건강과 일상적인 건강관리법을 설명하며 체험을 기다리는 고객들과 소통을 이어갔고 새로운 고객이 들어오면 박수로 맞이했다. 현지 관계자는 가족과 이웃 등 공동체의 유대감을 중시하는 베트남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환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무료로 운영하는 세라젬 체험 매장의 개점시간은 오전 7시다. 오픈 전 부터 오픈런을 하기위해 줄이 생기고 번호표를 받는 모습이 이어진다. 하루 평균 230여명이 매장을 찾는다. 오전만 영업을 하는 주말에도 110여명이 매장을 방문한다.
1층 대기공간을 지나 2층과 3층으로 들어서니 23대의 '마스터 V4' 위에는 체험객들이 누워 온열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마스터 V4는 베트남 보건당국으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척추 길이와 굴곡도에 맞춰 온열 마사지 기능이 있다.
40여 분간의 체험 시간 동안 현지 직원들이 곁을 지키며 온도와 모드를 세심하게 살피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에는 총 5명의 현지 직원이 고객 곁을 오가며 온도와 마사지 모드를 조절하고 반응을 살폈다.
세라젬 현지 매장은 기기를 체험하고 끝나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베트남 시니어들의 일상 속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매일같이 출석 도장을 찍는 고객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세라젬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새로운 사람을 데려와 체험을 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체험 현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2002년부터 목과 척추가 아팠는데 세라젬을 쓰고 나서는 통증이 눈에 띄게 줄고 잠도 잘 자게 됐다"며 "척추 측정 기능으로 내 몸에 딱 맞는 모드를 고를 수 있다. 치료를 위해 해당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다른 고객들은 "세라젬 최고"를 외치기도 했다.
마스터 V4의 현지 판매 가격은 약 450만원 선이다. 베트남 평균 임금을 고려했을 때 결코 가벼운 가격이 아니다. 하지만 가격 부담에도 지속적인 무료 체험을 통해 쌓인 신뢰가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세라젬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리한 영업 대신 고객의 체험과 피드백에 귀를 기울인 결과 상반기 주요 행사 시즌 일평균 50~60대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득 땀(Đức Tâm) 현지 센터장은 "본사가 직접 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기 때문에 유사시 철수해 버리는 타사 대리점과 달리 압도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며 "강요하지 않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이 베트남 시장을 사로잡은 진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