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써봐야 안다"…박영선 전 장관, 중소기업 대표들에 당부한 이유

"AI, 써봐야 안다"…박영선 전 장관, 중소기업 대표들에 당부한 이유

서귀포(제주)=이병권 기자
2026.10.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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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장관 "모든 기업엔 제품·지능 만드는 두 개의 공장 필요"
공통의 'AI 팩토리'를 만들고 'K-온톨로지' 구축 제안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이 2026중소기업리더스포럼 'AI시대, 중소기업의 혁신전략은?'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이 2026중소기업리더스포럼 'AI시대, 중소기업의 혁신전략은?'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대표님들이 직접 인공지능(AI)을 활용해보셔야 합니다. 써봐야 뭔지 알고, 그게 출발선입니다"

중소기업 대표들이 AI 도입이 어렵고 생소하다고 하자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일단 시도해보라"며 이같이 답했다. 제조 데이터를 지능으로 전환하는 'AI 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선 현장 실무진은 물론 각 기업 대표들도 AI를 직접 활용하는 게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박 위원장은 2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정책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모든 기업은 두 개의 공장을 가져야 한다"며 "하나는 제품을, 다른 하나는 지능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AI 팩토리란 생산설비와 품질검사 등 제조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해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 개념이다. 매일 현장 데이터를 반영해 맞춤형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스마트팩토리' 이후의 단계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같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얼마나 뛰어난 AI 기술을 만드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판가름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한국형 AI 데이터 표준인 'K-온톨로지'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온톨로지는 사람·조직·업무·문서·시스템 등 서로 다른 데이터의 관계를 정의해 AI가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만드는 체계다. 국가·산업·행정 데이터를 연결하는 한국형 표준을 마련하고 제조·국방·의료 분야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소기업의 AI 전환은 작은 개별 업무에서 시작해 기업 전체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봤다. 견적서 작성이나 고객 문의 대응 등 반복 업무부터 시작해서 주문 접수와 생산 일정 검토 등 심화 업무로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 대표와 현장 직원, 정보기술(IT) 담당자로 구성된 소규모 AI 전환팀을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이 2026중소기업리더스포럼 'AI시대, 중소기업의 혁신전략은?' 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데이터·기술·인프라·인력·자금·지원체계 등 분야별 15개 정책과제를 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박영선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이 2026중소기업리더스포럼 'AI시대, 중소기업의 혁신전략은?' 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데이터·기술·인프라·인력·자금·지원체계 등 분야별 15개 정책과제를 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이어진 토론회에선 중소기업이 보유한 제조 데이터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는 정책 제안도 나왔다.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GIST) AI정책전략대학원장은 "로봇은 3년 뒤에도 살 수 있지만 지나간 3년의 데이터는 살 수 없다"고 했다. 생산현장에 축적된 데이터와 숙련공의 경험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김 원장은 특히 제조 데이터를 국가가 매입하고 데이터의 품질과 희소성에 따라 가치를 산정하는 '제조데이터 공공 수매'를 제안했다. 데이터 제공과 활용 실적을 신용등급처럼 평가해 정책금융 우대금리나 정부 지원사업 가점과 연계하는 구상도 내놨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협동조합별 공동AI 등 공동의 혁신을 통해 개별 중소기업의 투자 부담과 실패 위험을 줄이자고 제안했다. AI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권리와 책임, 계약 조건 등을 명확히 하고 선도기업의 실증 성과를 다른 중소기업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데이터·기술·인프라·인력·자금·지원체계 등 분야별 15개 정책과제를 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중소기업이 AI·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등 현장의 목소리를 국가 AI 전략과 중소기업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의 기술과 경험을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들고 이를 피지컬 AI와 연결해 수십 년간 쌓아온 암묵적인 제조 노하우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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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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