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2.8억개, 반도체공장 같네" 이재현 회장의 온리원 철학 담긴 '햇반' 9개월 유통기한 비결

진천(충북)=차현아 기자
2026.10.25 08:30

[리얼로그M]CJ제일제당 진천 블로썸캠퍼스 햇반 제조 라인 가보니
벼 수확 당일 건조·쌀 당일 도정…한 번에 4200개 생산
고온 스팀 조리 방식과 살균, 밀봉 과정은 반도체 공장 수준 청결도 유지

햇반 생산 공정./사진제공=CJ제일제당

"밥을 지은 뒤 용기에 담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쌀과 물을 넣고 용기째 밥을 짓습니다."

지난 21일 찾은 충북 진천 CJ제일제당 CJ블로썸캠퍼스 햇반 생산라인. 김동준 CJ제일제당 햇반생산팀장이 거대한 '취반기' 설비를 뒤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김 팀장은 한 번에 햇반 4200개의 밥을 짓는 취반기를 가르키며 "그냥 커다란 밥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햇반은 1996년 12월 국내 최초 '무균 포장밥'으로 출시돼 올해 30주년을 맞은 CJ제일제당의 대표 인기 상품이다. 이날 햇반 생산 현장을 공개한 블로썸캠퍼스는 2018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시설 총면적은 축구장 70개를 합친 49만㎡(14만9000평)에 달하고 누적 투자금만 약 1조원이다. 이곳 6개 라인에서 연간 약 2억8000만개의 햇반을 생산한다. 10개 라인을 갖춘 부산공장(생산량 4억2000만개)까지 합쳐 연간 7억개 햇반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CJ블로썸캠퍼스 주요 연혁, 운영 현황/그래픽=윤선정

햇반 공정의 시작은 수급해온 신선한 쌀을 다듬는 일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즉석밥 제조사 중 유일하게 자체 도정 시설을 갖춰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다. 미강(쌀겨)층을 벗겨낸 순간부터 수분이 줄고 산화가 시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씻고 불린 쌀은 배관을 타고 충진 공정으로 넘어와, 이물 제거 장치를 거친 용기에 자동 계량돼 담긴다.

이후 쌀을 담은 용기가 가압살균기에 들어가 밀폐되면 고온 스팀이 가해지며 온도와 압력이 오르는 과정이 8회 반복된다. 포장 후 열을 가하는 레토르트 식품과 달리 밀봉 전 쌀 표면을 먼저 살균하는 방식이다. 용기에 정수된 물과 함께 밥솥인 취반기에 들어간 쌀이 밥으로 변신하는 데는 30분이 걸린다.

갓 지어진 밥은 반도체 공장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하는 밀봉 공정으로 향한다. 천장 조명 사이의 헤파필터가 공기 중 입자를 걸러내 대기 먼지 수의 200분의 1 이하 환경을 만든다. 용기와 필름은 아기 젖병과 같은 폴리프로필렌(PP) 소재에 산소차단층과 강도보강층을 겹친 다층 구조를 적용해 고온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밀봉된 햇반은 뒤집힌 채 15분간 뜸을 들이고 15분간 냉각을 거쳐 중량검사기, 금속검출기, 외관 검사 등을 차례로 통과한다. 출고 전 검증도 철저히 이어진다. 생산 직후 미생물 분석으로 식중독균 등을 확인하고 5일 뒤 유통사로 출고한다. 매일 생산분 일부는 35℃ 안팎 가온보관실에서 두 달간 보관 후 개봉해 변질 여부를 재차 확인한다. 상온 기준 9개월이란 긴 유통기한에도 변질이 없는 비결이다.

생산라인을 따라 밀봉 공정을 마친 햇반이 끝없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후 로봇팔이 검사를 마친 햇반을 박스에 열심히 옮겨담았다. 현장에서 작업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김 팀장은 "공정을 설계할 때부터 인력 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생산된 햇반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거의 60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미국의 비중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햇반 박스의 랩핑 자동화 공정./사진제공=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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