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로그M
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풀어내 본다.
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풀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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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찾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도보 5분 거리엔 노란색 철제 외관에 bhc라고 큼지막히 적힌 3층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맥주를 들이켜는 사람들로 가득한 여느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보였다. 한 켠에는 치킨을 튀기는 조리 공간이, 그 반대편에는 고객용 키오스크가 배치돼있었고 창가의 1인 좌석에서는 한 손님이 식사 중이었다. 치킨보다는 마치 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bhc가 지난 4일 오픈한 브랜드 첫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역점의 콘셉트는 '올데이 치킨'이다. 저녁 야식 뿐 아니라 간편한 점심 한 끼와 테이크아웃, 단체 모임까지 치킨을 여러 시간과 상황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을 표방한다. 올해로 bhc 브랜드 30주년을 맞아 치킨의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베드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각 층마다 콘셉트가 다르다. 1층은 빠른 포장 주문과 1인 식사를 위한 공간으로 강남역 일대 직장인과 유동 인구를 겨냥했다.
# 초록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대학생 자원봉사단 '가맥지기'들이 종아리 높이까지 차오른 얼음수조(맥주연못) 속으로 손을 연신 밀어넣었다. 얼음더미 속에서 갓 꺼낸 병맥주를 양동이에 담아 건네자 맥주병 표면에는 어렴풋이 성에가 일었다. 손이 시릴 법하지만 얼음과 맥주를 나르는 이들의 손길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지난 7일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한 폭염도 얼음이 가득한 맥주연못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 6~8일 전북대 운동장에서 열린 '전주가맥축제'(이하 가맥축제)는 사흘간 역대 최대규모인 12만6000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해가 지자 7000석 규모의 행사장은 순식간에 만석을 이뤘고 곳곳에서 "짠"을 외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날 친구들과 전주를 찾은 직장인 박창근씨(29)는 "가맥축제 일정에 맞춰 휴가를 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방문을 망설였다"며 "하지만 얼음 양동이에서 막 꺼낸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마시니 그런 고민이 싹 달아났다"고 웃어보였다. 전주시민 이혁상씨(43)는 "축제 초창기 때는 지역주민 위주였는데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커다란 축제가 됐다"며 "가맥 문화가 생소한 사람들도 전주만의 문화와 맛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 초록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대학생 자원봉사단 '가맥지기'들이 종아리 높이까지 차오른 얼음 수조(맥주 연못) 속으로 손을 연신 밀어 넣었다. 얼음 더미 속에서 갓 꺼낸 병맥주를 양동이에 담아 건네자 맥주병 표면에는 어렴풋이 성에가 일었다. 손이 시릴 법하지만 얼음과 맥주를 나르는 이들의 손길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지난 7일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도 얼음이 가득한 맥주 연못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 6~8일 전북대 운동장에서 열린 전주가맥축제는 사흘간 역대 최대 규모인 12만6000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해가 지자 7000석 규모 행사장은 순식간에 만석을 이뤘고 곳곳에서 "짠"을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친구들과 전주를 찾은 직장인 박창근씨(29)는 "가맥축제 일정에 맞춰 휴가를 냈는데 솔직히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방문을 망설였다"며 "하지만 얼음 양동이에서 막 꺼낸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마시니 그런 고민이 싹 달아났다"고 웃어 보였다. 전주 시민 이혁상씨(43)는 "예전에 축제 초창기 때는 지역 주민 위주였는데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커다란 축제가 됐다"며 "가맥 문화가 생소한 사람들도 전주만의 문화와 맛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7일 오후 1시30분쯤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있는 롯데마트의 고객 풀필먼트센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이하 센터)' 3층에 들어서자 35도에 이르는 바깥 날씨와는 달리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영상 5도 초겨울 날씨의 냉기와 로봇들이 돌아다니면서 내는 '윙'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입고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콜드체인으로 관리한다. 약 3000평 규모의 공간에는 격자 형태의 레일 24만개가 바둑판처럼 촘촘하게 깔려 있었다. 그 위를 피킹 로봇 '봇(BOT)'이 초속 4m의 속도로 오가며 레일 아래 약 5~6m 위치에 보관된 상품을 옮겼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대파와 팽이버섯 등 신선식품부터 두루마리 휴지, 꼬깔콘 같은 과자들이 차 있었다. 봇은 AI(인공지능)로 움직인다. 중앙제어시스템과 초당 10회씩 통신하며 최적의 경로를 찾아 상품을 운반한다. 이후 상품은 피킹 로봇 팔로 넘어가 자동으로 인식·포장된다. 연면적 4만㎡(약 1만2000평) 규모의 센터에선 상품을 최대 3만5000개 취급할 수 있다.
6일 오전 서울 논현동 오키친 스튜디오. 이날은 '오뚜기 케챂' 출시 55주년 기념 쿠킹클래스가 진행된 현장이다. 앞치마를 두르고 저울 앞에 섰다. 첫 순서는 전자레인지로 살짝 녹인 버터에 케첩과 우스터소스를 넣고 빠르게 섞는 일이었다. 이를 랩으로 감싸 냉장실에서 30분간 굳히자 '케첩 버터'가 완성됐다. 케첩 버터를 갓 구워낸 돼지 목살 스테이크 위에 얹자 사르륵 녹아 내렸다. 케첩 버터만 따로 맛보니 케첩 특유의 톡 쏘는 신맛은 버터의 고소함에 중화됐고 케첩의 달달하고 버터의 부드러운 풍미만 입 안에 남았다. 이날 만든 메뉴는 '케챂 버터 포크 스테이크'와 '미트볼 나폴리탄 파스타' 2가지였다. 여기서 케첩은 이미 완성된 요리 위에 뿌리거나 찍어먹는 소스가 아닌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 식재료로 활약했다. 스테이크 소스에는 '오뚜기 토마토케챂'과 우스터소스, 사과식초, 물엿을 섞어 감칠맛을 냈고 파스타 소스 역시 '오뚜기 저당 케챂'을 연겨자, 치킨 파우더, 나폴리탄 파스타소스와 함께 볶아냈다.
세븐일레븐이 차세대 가맹 모델 '뉴웨이브'를 앞세워 외국인 관광객과 MZ세대를 겨냥한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체험과 휴식을 더한 '머무는 편의점'으로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5일 오전 방문한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명동점은 진입 계단을 오르자 거대한 통창을 통해 매장 내부가 한눈에 들어왔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110평 규모의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세븐일레븐의 상징색인 주황색, 녹색, 빨간색 네온사인이 검은색 천장을 곡선으로 휘감으며 편의점이 아닌 카페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벽면과 천장 일부에는 검은색 거울 소재인 '흑경'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넓은 동선이었다. 좁은 매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했던 기존 편의점과 달리 캐리어를 끄는 외국인 관광객도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만큼 통로가 널찍했다. 매장 초입 왼쪽에는 가챠(뽑기) 기계가 자리했고 맞은편에는 K-컬처 관련 아이돌 굿즈 매대가 위치했다. 조금 더 안쪽에는 넓은 계산대와 푸드 스테이션이 나타났다.
# 갓 튀긴 치킨이 테이블에 놓여졌는데, 치킨 겉면에 진한 황금빛의 각종 시즈닝이 눈길을 끌었다. 곧바로 은은한 커리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치킨이 주는 시각과 후각의 변화는 곧 입맛을 돌게 했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을 감싸는 바삭한 식감과 함께 매콤하면서 달콤한 시즈닝의 풍미가 뒤따랐다. 커리 특유의 깊은 맛이 느끼함을 싹 잡아줬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잘 못먹는 기자에게 딱 맞는 치킨이었다. 함께 제공된 '허니버터요거트 소스'에 찍어 먹으니 상큼함과 달콤함이 더해졌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bhc 서초교대점에서 열린 bhc 신메뉴 출시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맛본 '커링클'(CURINKLE)은 한마디로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감칠맛 치킨"이었다. '커링클'은 은은한 커리향과 부드러운 크림의 풍미가 어우러진 달콤 매콤 시즈닝 치킨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커리 특유의 이국적인 향미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함께 제공되는 '허니버터요거트' 소스와 곁들일 때 완성되는 조화로운 맛도 일품이다.
"천천히 하나씩 떨어뜨려 보세요. 신기하죠?" 지난 23일 경기 용인시 hy중앙연구소. 기자가 파이펫으로 투명한 시약을 두번째 시험관에 넣자 무색이었던 액체가 순식간에 짙은 자주색으로 변했다. 반면 항염증 기능이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처리한 네번째 시험관은 비교적 옅은 분홍빛을 띠었다. 평소 눈으로 볼 수 없는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김주연 신소재개발팀장은 "면역세포에 염증을 유도하면 산화질소가 생성되고 여기에 시약을 넣으면 생성량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며 "색이 옅을수록 프로바이오틱스가 염증 반응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기능성이 있는 균주들을 선별한다"고 덧붙였다. 프로바이오틱스는 평소 간단하게 먹고 마시는 요구르트와 발효유가 되기까지 이처럼 수없이 많은 연구와 검증 과정을 거친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hy중앙연구소는 '발굴-개발-생산-유통'으로 이어지는 hy통합시스템의 출발점을 담당하는 식품업계 최초의 기업부설연구소다.
23일 오전 방문한 서울 성수동 무신사 스탠다드 FW(가을·겨울) 프리뷰 행사장엔 '무신사 스탠다드 플러스(이하 플러스)'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캐시미어 니트를 만져보니 기존 스탠다드 제품보다 촉감이 부드러웠다. 화려한 디자인보다 소재와 품질로 승부를 보겠다는 브랜드 콘셉트가 느껴졌다. 무신사가 이날 프리뷰 행사에서 FW 컬렉션과 함께 제시한 '서울 스탠다드(SEOUL STANDARD)'라는 캠페인 메시지는 서울에서 검증받은 상품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이다. 2017년 자체 브랜드로 선보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합리적인 가격의 기본 품목을 앞세워 성장했다면 플러스는 소재와 제작 완성도를 한단계 끌어올린 컬렉션이다. 플러스는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했다. 플러스 니트는 부드럽고 포근한 촉감이 특징이었고, 셔츠와 바지는 군더더기 없는 모양과 탄탄한 원단이 돋보였다. 유행을 좇는 디자인보다 소재와 봉제, 실루엣에 집중한 흔적이 엿보였다. 무신사 관계자는 "플러스는 엄선한 원단과 정교한 제작 공법으로 소재의 장점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22일 서울 중구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 서울' 행사장 1층에 들어서자 노팅힐의 파스텔톤 건물 외벽을 담은 벽면이 시선을 끌었다. 포토벨로 마켓을 모티브로 꾸민 공간 사이로 2027년 봄·여름 컬렉션이 놓였고 브랜드 캐릭터 '해리'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패션업계 수주회가 달라지고 있다. 신상품을 선보이고 주문받는 B2B(기업 간 거래) 거래에서 브랜드의 세계관과 공간, 콘텐츠를 함께 경험하는 행사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헤지스는 올해 글로벌 수주회에서 AI(인공지능)와 전시 콘텐츠를 결합한 변화를 시도했다. 행사장을 찾은 러시아와 프랑스, 인도 등 해외 바이어들은 층마다 마련된 컬렉션을 둘러보며 제품의 소재와 디자인을 살폈다. 전시장 곳곳에 마련된 AI 콘텐츠와 데님 아트워크도 함께 둘러보며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수주 방식이었다. 제품마다 종이 태그와 별도 자료를 붙여 정보를 제공하던 방식 대신 AI 기반 디지털 룩북을 도입했다. 제품에는 최소한의 정보만 표기하고 상세 내용은 태블릿에서 확인하도록 했다.
지난 13일 저녁 7시 제주 제주시 용담삼동 해안도로. 바다를 왼편에 두고 달리기 시작하자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공항과 가까워 착륙을 앞둔 비행기가 연신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갈 때마다 시선이 절로 하늘을 향했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형형색색의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바다를 끼고 이어진 길을 달렸다. 사람들은 운동을 마치자 인근 식당이나 카페 대신 편의점 CU 제주용두해안점으로 향했다. 1층은 일반 편의점 모습이었지만 2층으로 올라가자 다른 공간으로 바뀌었다. 탈의실과 파우더존, 폼롤러, 스트레칭 매트 등을 갖춘 '러닝 스테이션'이었다. 해안도로에서 스쳐 지나갔던 러너들을 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공간에서 이온음료와 에너지바를 손에 든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한 고객은 매트 위에서 스트레칭했고 다른 손님은 폼롤러로 종아리와 허벅지를 풀고 있었다. 경기도에서 여행을 왔다는 박상현씨(32)는 "CU에서 러닝을 시작해 다시 여기로 돌아왔다"며 "선크림을 안 챙겼는데 매장에 있어서 편했다"고 말했다.
#. 지난 22일 충북 음성군 투썸플레이스 공장 '어썸 페어링 플랜트'(Awesome Pairing Plant·APP). 버너실에 들어서자 갓 볶아낸 원두의 진한 향이 높이 20m의 넓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견과류를 구운 듯한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이 섞인 향이 코끝을 감싸는 사이 막 볶아낸 원두 알갱이들은 이송장치를 따라 다음 공정으로 쉼 없이 전달됐다. 투썸플레이스는 이날 원두·디저트 생산 공장 APP를 처음 공개했다. 2022년 문을 연 APP는 생두 입고부터 정선·로스팅·포장·출고까지 모든 원두 생산 과정을 수행하는 투썸플레이스의 핵심 생산기지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2600톤으로 지난해 약 1900톤의 원두를 생산했다.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 기준 하루 29만잔, 1년에 1억585만잔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투썸플레이스가 직접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이유는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프랜차이즈 커피는 어느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같은 향과 맛을 구현해야 한다. 김정훈 커피생산팀장은 "생두 입고부터 로스팅과 포장까지, 작은 차이가 산미·단맛·바디감 등 커피의 향미를 좌우하고 품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