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현지시간) 오후 2시쯤 호주 시드니 W Cosmetics(코스메틱스) 월드스퀘어점. 구다이글로벌 조선미녀의 '리바이브 아이세럼: 인삼+레티날' 테스터는 내용물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옆에 놓인 '맑은쌀 채움토너'도 마찬가지였다. 매장 직원은 "주말이면 인기 제품의 테스터가 빠르게 닳아 보통 두 통 이상 사용한다"고 말했다.
호주 화장품 시장에서 쌀·인삼·매실 등 한국 전통 원료를 앞세운 K뷰티가 주목받는다.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따지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한국적인 원료가 트렌디한 선택지로 떠오르면서다. 한글 표기 등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도 현지 시장에서 먹히는 '셀링 포인트'다. 호주의 양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콜스(Coles)가 여러 K뷰티 브랜드 가운데 조선미녀 입점을 결정한 배경이다.
커비 하프페니 콜스 스킨케어·메이크업 부문 어시스턴트 카테고리 매니저는 "호주 소비자들은 성분과 효능, 새로운 글로벌 뷰티 트렌드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며 "조선미녀는 쌀과 인삼 같은 한국 전통 원료를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효능으로 연결한 점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강한 자외선과 건조한 기후에 노출되는 호주 소비자들은 보습과 진정, 피부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브랜드 고유의 '한방' 원료 등 정체성을 담은 데일리 스킨케어 제품을 통해 현지 소비자의 피부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스 또한 조선미녀의 인기에 대해 비슷하게 분석했다. 콜스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조선미녀 제품은 쌀겨수와 알부틴을 결합한 '맑은쌀 세럼'이다. 글로벌 소비자에게 친숙하면서도 한국적인 쌀이라는 원료에 피부톤 개선과 브라이트닝(미백) 효능을 명확히 제시한 점이 구매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제품 포장에 적힌 '한글'도 그대로 사용한다. 과거에는 현지 언어에 맞춰 제품명이나 성분 표기 등 포장을 바꿔야 했다면 지금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포장 디자인을 해외에서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는 게 신뢰를 주는 수단이 됐다.
황인재 코트라 시드니무역관 차장은 "현지 소비자들은 드라마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본 제품을 원래 모습 그대로 구매하고 싶어 한다"며 "한글이 들어가야 한국에서 온 '정품 K뷰티' 제품이라고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어 바이어들이 먼저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