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전체를 꾸미는 계약은 줄어드는 대신 가구나 설비 하나씩 교체하는 소비가 새 인테리어 트랜드로 떠오른다. 이사 수요 감소와 경기 침체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맞물리면서다. 집에서 필요한 부분만 바꾸는 이른바 '핀셋 인테리어'가 새로운 소비 흐름으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2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까사의 올해 1~9월 까사미아 다이닝·서재 가구 단독구매 건수는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10%대 증가했다. 식탁이나 책상 등 필요한 가구만 별도로 구매하는 수요다. 까사미아는 식탁과 의자를 취향에 맞춰 구성하는 '포멜로', '알로'와 서재용 모션데스크 '뉴 리브로' 등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 8월20일부터 9월18일까지 진행한 할인행사 '리듬페스타'에서 수납가구와 소파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8%, 67% 증가했다. 크기를 5㎜ 단위로 조정할 수 있는 붙박이장 '에딧'이 수납가구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앉거나 넓게 누울 수 있도록 형태를 바꾸는 '카모아 슬라이딩 소파'도 인기 제품으로 꼽혔다.
한샘은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9.2% 감소했지만 일부 가구 품목은 성장세를 보였다. 수납가구 '시그니처'와 '스위브' 소파 시리즈 매출은 각각 12%, 46% 증가했다.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도 특정 가구를 찾는 소비는 이어진 셈이다.
업계는 인테리어 소비의 범위가 집 전체에서 방 하나로, 다시 가구 하나로까지 좁아졌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이사나 입주를 계기로 집 전체를 꾸몄다면 이후에는 주방이나 욕실·서재 등 특정 공간을 바꾸는 방식이 주목받다 최근에는 주방에서 싱크볼만 바꾸거나 거실에서 소파나 협탁 하나만 새로 들이는 등 필요한 부분에 지출을 집중하는 추세다.
주택시장 둔화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138만3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2% 감소해 3분기 기준 53년 만에 가장 적었다. 올해 9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도 4만8997건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2.7% 줄었다. 신규 입주 자체가 감소하다 보니 기존 집의 가구 교체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도 '핀셋 인테리어'를 부추긴다. 생활 서비스 플랫폼 숨고에 따르면 부분 인테리어 서비스 요청 건수는 2021년 약 93만건에서 지난해 약 175만건으로 88.2% 증가했다. 이용 고객의 57.6%는 부분 인테리어를 선택한 이유로 '비용 최소화'를 꼽았다.
업계는 이런 트랜드를 고려해 가구 기능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슬라이딩 소파나 모션데스크 등 기존 가구에 기능이 추가되면서 가구 하나로 여러 용도를 해결할 수 있고 집에 여러 제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소비 위축 속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가구에는 취향과 생활습관을 반영하려는 수요가 있다"며 "가구업계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별 가구의 판매 증가는 가뭄 속 단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