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경기 김포·구리·하남·고양·의정부 등 5개 시에 신규 공공택지 6곳을 조성해 7만67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8·13 대책에서 먼저 공개한 물량을 합치면 총 10만3900가구다. 서울 경계에서 약 5㎞ 이내의 그린벨트 등을 활용해 2030년까지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서울의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할 해법이 없다면 공급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어렵다.
이번 물량의 절반 가까운 3만7000가구가 들어설 김포 아라지구의 교통 여건은 지하철 5호선 연장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 착수를 준비하는 단계다. 하남의 신규 택지도 추진 중인 철도 연장사업이 제때 개통돼야 출퇴근 편의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약속에 그치지 말고 입주에 맞춘 교통망 확충 일정과 재원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그린벨트 해제 논란을 의식한 듯 정부는 이미 훼손돼 보전 가치가 낮은 땅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해제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녹지로 되살릴 수 있는 땅까지 주택용지로 바꾸는 것은 아닌지 따져야 한다. 지자체와의 조율도 미흡하다. 김포시는 시의 반대에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반발했고, 하남시도 일자리와 기반시설 확보를 요구했다. 성과는 정부가 챙기고 부담은 지자체에 떠넘기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지자체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공급 일정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부는 행정절차를 기존 68개월에서 최단 37개월로 줄이겠다고 하지만 토지보상과 기반시설 확충을 둘러싼 협의가 지연되면 목표를 지키기 어렵다. 계획대로 돼도 첫 입주는 빨라야 2033년이다. 중장기 공급 기반을 확보하는 의미는 있지만 당장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만큼 서울 도심의 공급 확대도 병행해야 한다. 신규 택지 에서 서울 물량은 강서구 염창동 1000가구뿐이다. 신규 부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이 핵심 공급 수단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서울시와 함께 인허가 지연과 사업성 저하 등 정비사업을 가로막는 요인부터 풀어야 한다. 주거안정의 관건은 수요가 있는 곳에 집을 얼마나 제때 공급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