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 정기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은 국가 성장을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낼 성장확산 예산"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총지출 820조9000억원 규모의 예산안 심의에 본격 돌입했다. 내년 예산안은 사상 최대 규모이고 전년 대비 증가율도 본예산 기준 12.8%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도체산업 낙관론에 기대 K자 양극화로 상징되는 소수의 성장을 전례없는 확장예산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부 정책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포함한 확대재정의 기반은 올해 63조 원, 내년 167조 원, 2028년 최대 71조 원의 '반도체 초과 세수' 예측이다. 이에 대해 반도체처럼 변동성이 큰 산업과 관련한 세수 전망에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경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수에 집중되는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모두가 누리도록 하기 위해 예산안 적기통과와 집행이 필수라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염두에 두더라도 세수 추계가 적절한지와 정부 재량권 확대로 쌈짓돈 우려가 큰 미래대응기금 규모에 대해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잠재성장률 2년 연속 반등 등 성장 성과를 열거했다.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대규모 민생 일자리, 서민 금융, 주거 안정 정책으로 해결하겠다는게 정부의 의지다. 하지만 재정 집행과 돈풀기에 따른 물가 상승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기름값 상승을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로, 농축수산물 가격상승을 보조금으로 막고 있지만 결국 국민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채 발행을 두고 '순증가분이 없다'거나 '채무상환이 우선'이라는 여야의 시각이 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 효과가 모호한 지역사랑상품권 지원(1조4500억원), 농어촌 기본소득(1조1600억), 아동기본수당(2조9200억원) 등 현금지원성 예산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 인구 감소 억제를 위해 전국 17개군이 대상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은 35개군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몇몇 지자체에서는 반짝 유입 후에 인구가 줄어든 사례가 보고된다. 의원들의 민원성 '쪽지 예산'과 유력 인사 지역구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끼워넣는 구태도 근절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