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한국이 강한 제조업 분야에 집중되는데, 서울에는 굴뚝 있는 공장이 없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해외로 나가 발로 뛰면서 AI(인공지능), 바이오, 금융 분야 등에서 올 상반기 3500억원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지형 서울투자진흥재단 이사장(사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서울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고 서울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우리 기관의 사명"이라며 "올해 외국인 직접 투자 목표액 7000억원 중 이미 절반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서울투자진흥재단은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경제진흥원(SBA)의 한 부서였던 '인베스트서울(Invest Seoul)'의 역할과 사업 분야를 분리해 별도로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지방자치단체 첫 외국인 투자 유치 전담기관으로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실태조사, 전략 수립 및 관련 업무를 지원한다.
매년 국내 외국인 직접투자(FDI) 중 절반 가량은 서울에 몰린다. FDI는 외국인이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기업에 출자하고 경영권을 확보해 직접 경영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는 형태의 투자다. 주식이나 채권 시장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와 달리 직접 공장을 짓거나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고용창출을 통해 경제성장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
FDI 비중이 반도체 등 제조업에 쏠려 있어 서울만의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 각종 인센티브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율하다보니 수도권은 혜택을 보기 어렵다. 외부 변수도 있다. 미국의 무역정책에 영향을 받아 중국계 자본의 투자 유치에도 제한이 있다. 이 이사장은 "서울에서 멀수록 인센티브는 많아진다"며 "서울은 중앙정부의 외국인투자 인센티브를 배제한 상태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과 중동 등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피지컬AI, 바이오, 양자컴퓨팅, 금융 등 서울의 미래 먹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K팝과 드라마 등 문화 산업 등 '굴뚝 없는 서울'에 맞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해외 거점이 없는 재단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손잡고 현지 투자설명회를 직접 챙긴다. 국내에서는 올 하반기 '서울포워드' '서울투자서밋' 등 투자설명회를 연다.
최근에는 제조업 등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플랫폼 기업과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 역량에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외국 투자자들의 수요를 노린 전략이다. 지난 6월에는 일본을 방문해 바이오 분야 현지 벤처캐피털들과 만나 성과를 냈다. 이 이사장은 "투자유치 계약은 비밀 조항을 포함하는 경우가 대다수라 성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등에 필요한 투자유치에 힘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유망 스타트업 500여개를 '코어'기업으로 선정해 해외 투자 유치를 지원한다. 이 이사장은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라는 조건을 건다"며 "유니콘 기업 탄생을 위해 외국 자본 유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