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야 좀 살자. 어 운다. 울어. 아기 울어요. 살았어요. 엄마 보러 가자"
지난 8월 21일 밤 9시 40분쯤 임산부 A씨(33)는 자택에서 출혈이 발생했다. A씨 남편은 자신의 차량에 부인을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지만 서울 중랑구 목동 인근 북부간선도로에서 교통체증을 만났다.
이동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출혈은 계속됐고 산모에겐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자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송 도중 진통이 심해졌고 A씨는 결국 구급차에서 31주 신생아를 출산했다. 구급대원들이 신생아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자 아직 이름이 없는 아이를 부르며 CPR(심폐소생술)을 처지했다. 구급대원들의 CPR을 받으며 이송된 아이는 병원 도착 직후 호흡을 회복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구급차 내에서 임신 31주 만에 태어나 CPR을 받은 신생아가 중환자실 치료를 마치고 최근 건강히 퇴원했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신고받고 출동한 중랑소방서 망우119안전센터 소속 이승민·이시성·김영진 소방사는 북부간선도로 중간에서 A씨 부부를 만났고, 병원에 도착하려면 20여분 이상 걸렸는데 사이렌을 켜고 구급차가 달리면 10여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송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송 도중 산모의 진통 간격이 빨라지면서 구급 대원들은 서울종합방재센터 구급상황관리센터 구급지도의사에게 의료지도를 요청했다. 의사 진단 결과 분만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해 구급차 내에서 분만을 준비했다. 밤 10시 15분쯤 아이는 태어났지만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신생아는 임신 31주에 태어났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임신 28주 이상 32주 미만에 태어난 아이를 '매우 이른 조산'으로 분류한다.
분만 직후 구급대원들은 의료지도에 따라 신생아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또 산모에게도 정맥로를 확보해 처치하며 병원으로 이송했다. 구급차 안에서 자발호흡이 돌아오지 않던 신생아는 병원 도착 후 의료진에게 인계되기 직전 구급대원들의 지속적인 응급처치 끝에 자발호흡을 회복했다. 이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약 50일간 치료받은 뒤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번 사례는 지난 9월 21일 아기의 보호자가 시 누리집 게시판에 구급대원들을 칭찬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보호자는 해당 글에서 "예상하지 못한 출산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이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주시고 보호자인 저에게도 차분하게 설명하며 안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아이도 이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출생 50일 즈음 무사히 퇴원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대원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아이가 무사히 건강을 되찾아 퇴원했다는 소식이야말로 소방관으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곁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다하겠다"고 했다.
홍영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비한 구급대 교육과 훈련을 지속해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119구급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