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터널에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크게 늘자 경찰이 시설 개선에 나섰다. 터널 진입부 조명과 졸음운전 경보시설 등을 보강하고, 정체·사고 상황을 미리 알리는 정보제공시설도 확충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 터널 21곳을 합동 점검해 교통안전시설 개선사항 37건을 발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고속도로 터널 구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명보다 225% 늘었다.
같은 기간 고속도로 전체 사고 건수는 2785건에서 2684건으로 3.6% 줄었지만 사망자는 95명에서 129명으로 35.8% 증가했다. 터널 사고 사망자는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10.1%를 차지했다.
터널 사망사고 13건 가운데 11건(84.6%)은 정체·서행 중 후미 추돌 사고였다. 화물차 사고가 7건(53.8%)으로 절반을 넘었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발생한 사고가 12건(92.3%)에 달했다. 사고 지점은 터널 초반부 6건, 중반부 7건으로 모두 초·중반 구간에 몰렸다.
경찰은 터널 진입 과정에서 운전자의 시야가 순간적으로 제한되는 이른바 '블랙홀 현상'과 졸음운전 등이 사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장거리 터널이나 터널이 연이어 있는 구간에서 정체·서행 차량을 뒤늦게 발견해 추돌하는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경찰은 터널 진입부에 졸음예방 알리미와 시·청각 주의환기 시설, 노면에 진동을 주는 그루빙 시설 등을 보강할 예정이다.
블랙홀 현상을 줄이기 위해 스팟 조명을 설치하거나 LED(발광다이오드) 조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체나 사고 등 터널 내부 상황을 운전자가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전광표지판(VMS)과 LED 띠조명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터널은 일반 도로보다 교통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워 주의를 소홀히 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며 "터널 진입 전 전방을 충분히 살피는 등 안전운전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