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중수청장 국민 추천 마감…"출신보다 수사력·통솔력·중립성 중요"

양윤우 기자
2026.08.26 15:59
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진행, 한 참석자가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초대 청장 후보에 대한 국민 추천이 마감되면서 어떤 인물이 중수청장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수사 경험을 고려하면 검사장급 출신 변호사가 적절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자칫 중수청이 '간판만 바꾼 검찰'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법조계에선 출신보다 전문성과 조직 통솔력, 정치적 중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6시 초대 중수청장 제청 대상자에 대한 국민 천거를 마감한다. 지난 19일 시작된 천거에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과 단체도 참여할 수 있었다. 후보자는 수사 또는 법률 관련 업무에 15년 이상 종사했거나 판사·검사·변호사, 법학 분야 교수 등으로 15년 이상 재직한 경력을 갖춰야 한다. 추천은 방문이나 등기우편을 통한 비공개 서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공개 원칙에 따라 천거된 인물과 접수 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민 천거를 받았다고 곧장 후보가 되는 건 아니다. 행안부 장관이 천거된 인물을 포함해 적합하다고 판단한 사람을 후보추천위원회에 심사 대상으로 제시한다. 이후 이주원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은 9명의 추천위가 심사를 거쳐 적격자 3명 이상을 장관에게 추천한다. 장관이 이들 중 1명을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다음달 하순쯤 임명이 이뤄질 전망이다.

중수청장의 역할은 단순히 주요 사건을 지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 등 6대 중대범죄를 수사한다.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에 수사관 2567명과 일반직 등 307명, 총 2874명이 배치된다. 초대 청장은 임기 2년 동안 인력 배치와 사건 처리 방식, 조직 문화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한다. 경찰·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소청 등 다른 수사기관과 업무 범위도 조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전직 검사장급 변호사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부패·경제범죄처럼 사실관계와 자금 흐름이 복잡한 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대규모 수사조직을 지휘한 경험이 있어서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 내부의 신망까지 갖춘 인물이라면 어수선한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검찰의 '에이스' 인력들도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수청 초기 인력 상당수가 검찰 출신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있는 점도 검사 출신 청장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행안부에 따르면 검사와 검찰수사관, 일반직 공무원 등 검찰청 소속 공무원 2375명이 중수청에 지원했다. 이는 중수청 전체 정원의 82.6%에 해당한다. 검사 지원자도 1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사 출신을 임명하면 '간판만 바꾼 검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나누겠다며 중수청을 만들었는데 초대 수장을 다시 검찰 출신에게 맡기면 제도 개편의 상징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검사 출신 청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검사 출신을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판사나 법학자처럼 직접 수사 경험이 적은 인사가 수장을 맡을 경우 출범 초기 수사 지휘와 조직 안정에 부담이 생길 수 있어서다. 특히 개혁의 상징성만 앞세웠다가 수사력 논란이나 조직 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경찰에서 대형 사건을 지휘해 본 인사를 기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중수청장의 인선 기준을 '검사 출신이냐 아니냐'라는 이분법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 이유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인선 기준은 중대범죄 수사를 지휘할 실질적인 역량이 있는지, 수천 명의 조직을 이끌 통솔력과 정치적 중립성을 갖췄는지 등이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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