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톤 석탄' 실은 25톤 트럭 쓰러져 노동자 사망...원청 대표 무죄, 왜?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8.27 12: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허용 적재량보다 12톤 넘게 석탄을 실은 덤프트럭이 전도되면서 노동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원청 대표이사에게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운전자의 오조작으로 확인된 만큼 경영책임자에게 사고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울산 소재 화력발전업체 대표이사 A씨 등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다.

사고는 2022년 12월20일 울산 남구의 석탄 반입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노무관리 용역업체 소속 설비조작원(63)은 석탄 하역 작업을 하던 중 전도된 덤프트럭에서 쏟아진 석탄에 매몰돼 숨졌다.

조사 결과 사고가 난 덤프트럭에는 허용 적재량인 25.65톤을 크게 초과한 38톤의 석탄이 실려 있었다. 운전기사는 석탄을 내리면서 후방 게이트를 열지 않은 상태에서 적재함을 들어 올렸다. 이 과정에서 적재함을 지지하던 유압실린더가 꺾였고 차량이 전도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검찰은 덤프트럭 운전자의 과적 및 오조작뿐 아니라 원청과 하청업체 관계자들에게도 안전관리 책임이 있다고 보고 기소했다. A씨에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형사책임을 묻도록 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경영책임자의 형사책임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입증돼야 한다.

1심 법원은 운전기사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운송회사 대표 H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원청업체와 운송회사에는 각각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반면 원청 대표이사 A씨와 노무관리 용역업체 대표 등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덤프트럭 운전자의 오조작으로 차량이 전도된 사고까지 원청이나 하청업체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부담하는 구체적인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했고 그 위반과 노동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것이다.

2심 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고,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치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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