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물어봐놓고 "죽을 줄 몰랐다" 발뺌...김소영 1심 무기징역

AI에 물어봐놓고 "죽을 줄 몰랐다" 발뺌...김소영 1심 무기징역

최문혁 기자
2026.08.27 16:19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피해자 1명에 대한 특수상해 혐의는 무죄
"성범죄 트라우마로 인한 PTSD…절도 사건 무마 위한 것"

'모텔 약물 살인' 피고인 김소영(20)./사진=서울북부지검.
'모텔 약물 살인' 피고인 김소영(20)./사진=서울북부지검.

약물이 든 음료로 건네 남성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에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김소영(20)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27일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소영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특수상해 피해자 4명 가운데 1명에 대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약물을 먹은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김소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러 피해자에게 약물을 마시게 하는 과정에서 챗GPT 등을 통해 약물을 통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조건을 인식했다"며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김소영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챗GPT 대화 기록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색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피해자와 나눈 대화나 먹은 음식 등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진술했다"며 "챗GPT 대화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범죄 피해 트라우마에 따른 자기방어 차원에서 범행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소영은 지난해 한 남성을 유사강간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불송치 결정했다. 김소영은 이후 일부 피해자들이 성적 접촉을 시도하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잠시 재울 목적으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넸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들로 비추어 볼 때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부적절하거나 성폭력으로 볼 수 있는 스킨십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들이 자신을 성폭력하는 데서 방어하기 위해서 잠깐 재우려고 했다는 피고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소영이 주장한 유사강간 피해에 따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현금 절도 혐의로 신고당하자 상대 남성을 성범죄로 맞고소하고 절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정신과 진료 기록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한 음식점에서 약물을 넣은 와인을 마시게 해 한 남성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특수상해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피해자의 체내에서 약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다른 피해자들과 달리 와인에서 쓴맛을 느끼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의심이 가는 정황이 많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김소영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예외적인 형벌로 범행에 대한 책임과 형벌의 목적 등에 비춰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며 "피고인은 미필적 고의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어린 시절부터 부친으로부터 학대받고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했다"며 "집단 따돌림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이후에도 고립 상태가 이어졌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소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약물을 탄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 3월10일 구속 기소됐다. 이후 다른 남성 3명에 대한 특수상해 혐의가 추가 기소되면서 피해자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문혁 기자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 최문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