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을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게 2030(세대)에게 무슨 소구력이 있을까 의문이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대한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 지명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분명한 반발의 기류가 읽힌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송영길 의원의 공개 발언이 당 내 비토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 의원은 2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이렇게 말하고 "(용 후보자 지명을) 민심이 수용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연 이 지명이 공정한 것이냐"며 "갑자기 벼락출세하고 특혜를 이중 삼중으로 받은 게 아니냐"고 했다.
송 의원의 말은 용 후보자가 두 차례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따내고, 장관에 지명된 후에도 관례대로 비례대표 의원직을 다음 순번에게 승계하지 않고 본인이 유지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비판이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 비례연합정당(위성정당) 소속으로 국회 재입성했다. 의원직을 사퇴하면 민주당 소속 후보가 의석을 승계하게 된다. 소속 국회의원이 용 후보자 한 사람인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된다. 그래서 물러날 수 없다는 게 용 후보자의 입장이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 "누가 보더라도 욕심으로 보이고 불공정하게 느끼는 것"이라며 "2030들이 자기 세대를 발탁했다고 해서 (무조건) 공감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광재 의원도 방송에 출연해 "장관직을 원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낫다"며 "젊은이답게 과감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 인선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는 당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용 후보자의 행보에 대한 비판적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전날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연히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며 "다음 순번이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돼 있는데, 그런 면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SNS를 통해 "의원직과 장관직을 겸직하겠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정치 세대교체를 위한 파격적 장관 인선인데, 이 과정에서 그녀의 판단은 과도한 특혜와 욕심으로 비칠 것"이라고 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 역시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때 직을 내려놓고 다음 순번이 승계하도록 해 의정 공백을 최소화해 온 관례를 고려해야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 후보자의 주장대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당 관계자는 "기본소득당이 국고보조금을 활용해 진보진영 활동을 지원하는 측면이 분명 있다"며 "이런 이유로 원내 지위와 국고보조금을 지켜야만 했다면 장관 제의가 왔을때 수락하지 않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했다.
옹호론도 있다. 최민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비례대표직을 사퇴하고 장관으로 가는 건 법적인 구속사항은 아니니 균형있게 평가되기를 바란다"고 용 후보자를 감쌌다. 소수정당 소속이자 여성의원이라는 이유로 과도하게 공격받으면 안 된다는 의견도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을 통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청문회 전에 용 후보자의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청와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모든 지명 후보가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진 않았겠지만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