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외국인이 300만명에 육박하면서 국내 산업과 지역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관점에서 관련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인의 비자·고용·안전·정착을 제때 관리하지 못하면 각종 사회적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을 주로 필요로 하는 곳은 △일손이 부족한 국내 기업과 농어가 △학생 충원이 필요한 지방대 △인구 감소에 직면한 지방자치단체 등이다. 국내 산업과 지역사회가 부족한 노동력과 학생을 외국인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외국인에 대한 체류·교육 행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는 이들을 고용한 국내 기업에 돌아간다. 법무부 관계자는 "체류기간 연장이나 취업비자 전환이 늦어지면 기업의 인력 운용에도 차질이 생긴다"며 "숙련된 근로자가 체류자격 문제로 출국하면 기업은 새 인력을 뽑아 처음부터 다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장 관리도 필요하다. 임금체불과 열악한 숙소 등의 문제가 방치되면 근로자가 사업장을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법무부 관계자는 "체불 조사와 피해 구제, 불법체류 단속·보호·출국 업무에는 정부의 인력과 예산이 투입된다"며 "외국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비용이 외국인 개인이나 고용주의 문제로만 남진 않는다"고 했다.
실제 외국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부가 체불 사업주를 대신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한 대지급금은 2023년 1만8104건, 791억2400만원이었다. 2019년 402억8000만원보다 약 96% 증가했다.
체류 외국인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사회적 부담이 커진 사례는 해외에서 쉽게 목격된다. 스웨덴은 과거 이민자를 대거 수용하며 이들이 특정 지역과 저임금 노동시장에 고립되는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 이에 이민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조직범죄가 늘어나고 청소년이 살인과 폭력에 동원되는 등의 문제가 심각해졌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무책임한 이민정책과 실패한 통합이 오늘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다수 거주하는 도시 외곽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거·고용 격차가 장기간 누적되고 있다. 그 와중 2023년 경찰의 교통단속 과정에서 북아프리카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17세 프랑스 청소년이 숨진 사건이 전국적인 소요로 번졌다. 2명이 숨지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학교 243곳과 시청 105곳을 포함한 건물 2508곳이 불에 타거나 파손됐고 차량 1만2031대가 불탔다. 재산 피해는 약 10억유로로 추산됐으며 보험 피해액의 27%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했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외국인 근로자 보호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이민자 인권·권익팀'을 출범시켜 임금체불과 폭행, 열악한 주거환경 등에 대한 상담·조사·피해구제를 한 조직에서 맡도록 했다. 지난 1월23일부터는 계절근로자를 불법으로 알선·중개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전국 출입국관서에 전담 조사관도 지정하기로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회통합교육은 외국인에 대한 특혜나 우대가 아니라 자국민 일상의 안전과 질서를 지키고 사회적 비용을 낮추기 위한 이민행정"이라며 "외국인정책에 투자하는 것은 외국인을 필요로 하는 국내 산업과 지역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행정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