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7일 그룹 레이디스 코드(LADIES' CODE) 멤버 권리세가 교통사고가 난 지 나흘 만에 끝내 세상을 떠났다. 고인이 떠난 지 12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레이디스 코드는 2014년 9월 3일 새벽 대구에서 진행된 KBS '열린음악회' 녹화를 마친 뒤 승합차를 타고 서울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멤버들이 탑승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된 것이다.
이 사고로 멤버 고은비가 당일 숨졌다. 당시 그의 나이는 꽃다운 나이 21살이었다. 또 다른 멤버 권리세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지만 치료를 받던 중 나흘 뒤 향년 23세로 세상을 떠났다. 멤버 소정은 중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고, 주니와 애슐리 역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2013년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레이디스 코드는 '나쁜 여자', '예뻐예뻐' 등 곡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던 상황이었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의 아픔을 딛고 소정, 주니, 애슐리 3인 체제로 활동을 재개한 레이디스 코드는 추가 멤버 영입없이 다시 무대에 섰다. 세 사람은 세상을 떠난 은비와 리세를 기리며 추모곡 'I'm Fine Thank You'를 공개했다. 이 노래는 생전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는 것이 소원이었던 은비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팬들이 힘을 모으면서 실제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 소정은 유튜브 채널 '베짱이엔터테인먼트'를 통해 "14년도 가을에 너무 바빴다. 새벽에 끝나고 비가 많이 왔는데 매니저님이 빨리 집에 데려다 주고 싶어 과속운전을 심하게 하셔서 큰 사고가 났다"며 "그 날이 제 생일이었다. 멤버들이 휴게소에서 산 초코파이로 케이크를 만들어 차 안에서 생일 축하를 해줬다. 그런데 그 이후 사고가 났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혼자 살아났다는 그게 너무 힘들었다. 죄책감이 들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그거보다 죄책감이 너무 컸다. '내가 웃어도 되나'라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며 "항상 상상을 많이 한다. 나중에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된다면 언니들 이름을 꼭 이야기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고 직전 녹화한 '열린음악회'는 은비와 리세의 마지막 무대로 남게 됐다. 2014년 9월 14일 오후 전파를 탄 열림음악회에서는 레이디스 코드 다섯 멤버가 함께 꾸민 마지막 완전체 공연이 세상에 공개됐다.
열린음악회 제작진은 레이디스 코드의 녹화분 방영 여부를 두고 깊이 고심했다면서 고인의 마지막 열정이 담긴 무대가 세상에 전달되길 바란 유가족과 소속사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의 뜻을 받아들여 예정대로 방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송에 앞서 열린음악회 측은 "다음은 이 공연을 끝으로 지난 9월 3일 새벽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두 명의 소중한 동료를 떠나보낸 레이디스 코드의 공연 실황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내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방송 마지막에 등장한 레이디스 코드는 밝은 목소리로 인사한 뒤 '키스 키스(KISS KISS)' 등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 위 은비와 리세는 환한 미소와 인상적인 퍼포먼스,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기에 팬들과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두 사람이 세상을 떠난 지 12년이 흘렀지만 멤버들은 물론 팬들 또한 여전히 은비와 리세를 그리워하고 있다.
지난 1일 멤버 애슐리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가기 전 보고 온 리세랑 은비, 여전히 그립고 보고싶어"라며 두 사람을 추억하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액자 3개와 생전 이들이 좋아했을 것으로 보이는 보드게임이 함께 놓여 있어 보는 이들의 먹먹함을 자아냈다.
소정도 지난 7월 SNS에 "팬분이 보내주신 2013년 소정이, 우리 귀엽다"라며 데뷔 초 완전체로 활동했던 신인 시절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음악방송 무대 대기실에서 찍은 모습, 이동 중 차량에서 촬영한 셀카 등 다섯 멤버가 함께 웃으며 활기찬 순간을 보내는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팬들은 최근까지도 은비와 리세의 무대 영상에 "5명이 다같이 춤추고 노래 불렀을 때가 가장 즐거워 보이고 행복해보였다", "하늘에선 평안하고 다음 생엔 못 다 이룬 꿈 다 이루길", "가장 힘들 때 힘이 되어줘서 고마워" 등 추모 댓글을 달고 있다.
레이디스 코드는 2020년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현재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소정은 뮤지컬 '일기 쓰는 남자'에 출연하고 첫 연극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도전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애슐리는 솔로 가수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막내 주니는 지난해 9월 웨딩 화보를 공개하며 결혼 소식을 알렸다. 애슐리와 소정은 축가를 부르며 주니의 앞날을 축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