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이끌 초대 청장 후보로 검사장 출신 김지용 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가 임명 제청됐다. 검찰개혁의 산물인 중수청을 이끌 인물로 검사 출신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정부는 김 후보자가 검찰개혁의 취지를 구현할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 전문성, 수사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중립성, 그리고 신설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경험과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검사 출신이 초대 청장을 맡으면 과거 검찰의 잘못된 관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검찰이 그간 가졌던 특수검찰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지만 검찰이 갖는 수사 전문성은 중수청에 제대로 이관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검찰 출신이라는 것을 배제의 조건으로 삼기보다 검찰개혁 취지를 올바르게 구현하면서 중수청이라는 신설 조직을 충분히 이끌 수 있는 자질을 갖췄는지를 판단 근거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의 보완 수사권에 대한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는 질문을 받고는 "검찰개혁 취지를 부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직접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가 한 차례, 4시간 회의만 한 뒤 후보자를 추렸다는 지적에는 "후보자 관련 다양한 자료를 모아 위원들에게 제공했고 이를 토대로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다. 4시간은 상당한 시간"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금융·특수수사와 형사·공판·감찰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충남 부여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사법연수원 28기를 수료한 뒤 1999년 대전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 검사와 대검 검찰연구관, 대구지검 영덕지청장·특수부장 등을 지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과 대검 감찰1과장,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수원지검 1차장검사도 역임했다. 2020년 8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서울고검 차장검사 △춘천지검장 △대검 형사부장 △광주고검 차장검사를 거쳤다. 2023년 검찰을 떠나 에이펙스 대표변호사로 활동했다.
김 후보자는 검찰 조직 내에서 합리적이고 원만한 성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적 색채가 옅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검찰 재직 시절 LG카드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 등을 수사한 공로로 모범검사 표창을 받았다. 가수 싸이 등이 연루된 산업체 병역 특례비리 사건 수사로 '올해의 특별수사 최우수사건' 검찰총장 표창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위는 지난 4일 김 후보자를 비롯해 김관정·문홍주 변호사와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 등 4명을 초대 청장 후보로 추려 윤 장관에게 추천했다. 중수청장은 행안부 장관의 제청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임기는 2년이며 중임할 수 없다. 향후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수사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 신설 조직 운영 구상 등이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중수청은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라 행안부 장관 소속으로 신설되는 수사기관이다. 초대 청장은 출범 초기 조직과 인력을 안정시키고 중대범죄 수사체계를 정비하는 과제를 맡는다. 공소청·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관계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면서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편 김 대표변호사는 "현 단계에서 별도로 밝힐 입장은 없다. 이른 시일 내 청문준비단이 꾸려지면 출근길에 지명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