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계열사에서 적립한 포인트로 할인받은 물건값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롯데역사가 관련 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준 원심 판단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롯데역사는 2017년 4~6월 고객들이 다른 롯데 계열사에서 적립한 엘포인트를 롯데역사 영업점에서 사용한 금액 약 4억8095만원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해 신고·납부했다. 이후 해당 포인트 사용액이 부가가치세법상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며 세무당국에 세금을 돌려달라고 경정청구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당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에 따라 이를 거부했다. 다른 사업자가 적립한 마일리지를 고객이 사용하고 그 사용액을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로부터 보전받는 경우 해당 금액을 공급가액에 포함하도록 한 규정이 근거였다.
1심 법원은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시행령 규정이 상위법의 위임 범위 안에 있고 다른 계열사에서 적립된 포인트 사용액은 과세표준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심 법원은 고객이 포인트를 사용해 할인받은 금액은 거래 당시 미리 정해진 결제조건에 따라 공급대가에서 직접 공제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해당 금액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롯데역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고객이 1차 거래에서 적립받은 포인트를 2차 거래에서 사용해 할인받은 금액은 사업자와 고객 사이에서 미리 정해진 결제조건에 따라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차감된 것이므로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포인트를 여러 사업자가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포인트를 적립해준 사업자와 이를 사용하게 한 사업자 사이에 사후 정산이 이뤄진다고 해서 달리 볼 수 없다고 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포인트 사용에 따라 실제 부담해야 할 상품 가격이 줄어든 만큼 그 할인액까지 공급가액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상위법인 구 부가가치세법은 에누리액을 공급가액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는데 시행령이 법률의 별도 위임 없이 '제3자 적립 마일리지' 사용액을 에누리액에서 제외해 과세표준에 포함시킨 것은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조세법률주의에도 어긋나 무효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