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차룰' 위장해 여중생 폭행…경찰이 빼먹은 녹음파일엔 '집단학폭' 증거

윤혜주 기자
2026.09.17 13:26
10여명의 일행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또래 여중생을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로 중학생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당초 1명의 단독 범행으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 수사에서 공범 2명이 추가로 드러났다. 위 사진은 기사 냉요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이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린 학교폭력 사건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집단폭행 사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검은 특수상해 혐의로 A양, B양, C양 등 여중생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25일 피해 여중생 D양을 위협하고 폭행해 뇌진탕 등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양이 자신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D양을 불러낸 뒤 현장에 일행 15명을 대동해 위협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B양은 D양에게 규칙이나 보호 장구 없이 싸우는 이른바 '야차룰'에 동의한다는 대답을 요구하며 112 신고를 막을 목적으로 이를 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C양은 D양을 일방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당초 C양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A·B양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C양이 A·B양의 만류에도 독단적으로 폭행했다는 취지의 수사 결과를 회신했다.

이에 직접 수사에 나선 검찰은 경찰 수사 기록에서 누락된 D양의 녹음파일을 확인했다.

녹음파일에는 A양이 현장에 있던 일행들이 자신의 친구라고 과시하며 D양을 위협하고, B양이 싸움에 동의하는 동영상을 찍으면 처벌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D양의 추가 진술과 녹음파일 등을 토대로 A양이 범행을 주도하고 B·C 양이 가담한 특수상해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피해자 D양은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에서 A양 등의 허위 진술로 쌍방폭행의 학교폭력 가해자로 처분받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검찰은 심의위에 폭행 장면이 촬영된 영상이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D양도 가해자로 처분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D양이 기존 학교폭력 처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교폭력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를 엄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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